MMORPG 일변도 벗어나 다양화 나선 K-게임사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최근 중국 게임사가 방치형 게임을 내세워 국내 게임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고집하던 기조를 바꾸며 장르 다양화로 반격에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모바일 시장 매출 톱5 중 3자리를 중국산 게임이 차지했다. 센서타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게임사 퍼스트펀의 ‘라스트 워: 서바이벌’이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조이넷게임즈의 버섯커 키우기와 센추리 게임즈의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이 3위와 5위에 오르며, 국내 게임 시장을 점령했다. 이외에도 브롤스타즈와 로얄매치가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며 톱10 중 절반은 외산 게임의 자리였다.
국내 게임의 부진은 MMORPG 장르의 인기 하락과 이어진다. 톱10에 이름을 올린 국내 게임 중 FC모바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MMORPG며, 이마저도 3개는 리니지 시리즈다. 해당 장르는 서구권에서는 사양화된 장르지만, 아직도 국내 게임 시장에서는 아직까지도 주류다.
리니지의 성공 사례와 쉬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으로 인해 국내 게임사는 MMORPG 선호 경향도 가속됐다. 2022년부터 MMORPG 장르의 인기 하락이 감지됐으며, 최근 들어선 지나친 과금과 경쟁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평가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유저는 경쟁과 과금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가는 방치형 게임에 열광하며, 중국 게임사들의 국내 시장 잠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게임의 약진과 국내 게임 부진을 두고, 업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게임산업법 일부개정안)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게임사에게는 규제가 적용되지만, 국내에 법인을 두지 않은 해외 게임사에 대한 확률 공개는 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높아진 중국 게임사의 개발력과 막대한 자본력으로 인해 국내 시장 점령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게임사는 장르 다변화를 통해 국내 유저 마음 잡기에 나섰다. MMORPG 열풍을 이끈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27일 난투형 대전 게임 ‘배틀크러쉬’의 얼리 엑세스 버전을 출시했으며, 넥슨은 국내 최초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를 출시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실시간전략게임(RTS) ‘스톰게이트’를 다음달 14일 출시 대기 중이며, 크래프톤은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생존형 RPG ‘다크앤다커’를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가 장르 다변화에 성공한다면 국내 시장 재탈환은 물론, 글로벌 시장 공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내 게임업계는 MMORPG 일변도에 벗어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야 할 시기”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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