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환율·집값에 미칠 영향 점검할 것"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은 15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관계자들과 함께 소상공인 및 서민 취약계층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고금리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다만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경계한 듯, 실제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론'으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특위 2차 회의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장기적 내수부진 주요 요인은 고금리 장기화로 지적하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도 얼마 전 제롬 파월 미국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미국 의회에 출석해 고금리가 미국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창용 한은 총재 의견에 따르면 소비자물가가 2.3~2.4%에서 지속적인 트렌드를 보여준다면 금리 인하 여지가 있다고 밝혔는데, 아마 다른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 아닌가 싶다"며 "환율이 이례적으로 고공 행진하고 있고 금리가 자칫 집값 상승이라든지 또 다른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에 대해서는 독립적인 의사결정권을 존중해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5%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수출 중심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하반기 중 내수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물가는 통화정책 긴축 기조 지속 등의 영향으로 근원물가상승률이 2%대 초반 수준에서 안정되고, 소비자물가상승률도 2%대 중반 수준 낮아지는 등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유 부총재는 국내 금융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적이라면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부진, 수도권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 외환시장 변동성 등을 불안 요인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은은 지난해 2월 이후 기준금리를 긴축적인 수준인 3.5%에서 유지해 왔다"며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 둔화추세와 함께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 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민생경제특위에 앞서 진행한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며 "정부는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가수요 일어나지 않도록 단기적 수요관리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특위에 참석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고물가·고금리가 지속하며 서민·소상공인 생활여건이 크게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권에 취약계층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과도한 부채로 인해 채무조정 신청 수요도 증가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같은 서민층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연간 10조원 수준의 정책서민금융 공급 △금융권 출연료 인상 △적극적 채무조정 통한 서민층 과도한 채무부담 경감 및 경제적 재기 지원 △금융고용복지 연계프로그램 신설로 서민 취약계층 상환능력 제고 △정부재정 확대 등 안정적 재정 확보 방안 강화 등에서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비공개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환율이 고공행진하고 있고 금리 자체가 주택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외환시장, 주택가격, 가계부채 등을 고려해서 (금리) 인하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게 한은의 기본 입장이다. '인하한다, 만다' 이런 결론을 내리는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특위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목소리가 있었느냐는 물음엔 "그런 질문이 있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