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책 질의하며 방어…野 '일감 몰아주기' 등 추궁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역사 인식 등을 놓고 대립했다.
국민의힘은 주로 정책 질의에 집중하며 강 후보자 방어에 나섰다. 반면 야당은 강 후보자의 과거 논문의 '5‧18광주사태' 표현 등 역사관과 매출 8000억원대 처가 기업 이해 충돌 등을 집중 추궁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야당은 강 후보자의 역사 인식 문제를 지적하며 포문을 열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논문에 쓰인 '12·12 거사'라는 표현을 사용했냐"고 묻자 강 후보자는 "인용됐다"고 답했다.
차 의원은 "당시 강 후보자는 논문 작성 당시 다른 논문에서 인용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표현이 들어갔다고 주장하나, 그 당시에도 논문마다 12‧12 거사와 12‧12 사태라는 말이 섞여 나온다"며 "그럼에도 본인 논문에 12‧12 거사라고 쓴 것은 후보자의 역사관이 매우 부적절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강 후보자는 12·12 거사라는 표현에 대해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5·18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초석을 놓는 숭고한 사건임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더 걱정되는 것은 5·18민주화운동을 두 차례나 광주사태로 표현하고 폄훼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강 후보자는 "제 가치관과는 전혀 무관하며 제 불찰"이라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강 후보자 처가의 일감 몰아주기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은 신영대 민주당 의원이 "처가 일가의 특수관계회사 24곳 중 2곳은 내부 거래가 전체 매출의 50%를 넘어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증여세 과세요건을 충족했다"고 지적하자 강 후보자는 "일감 몰아주기가 맞는 것 같다. 거래 비율에 따라 자동으로 과세가 이뤄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강 후보자 처가의 이해충돌 여부도 추궁했다. 처가가 연매출 8000억원대 기업을 운영하는 점을 들어 세무조사 등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에 강 후보자는 처가 회사와 관련한 모든 업무를 회피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은 강 후보자의 역사관에 대해 지적하면서도 정책 질의 등에 집중하며 방어에 나섰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강 후보자의 역사관 논란에 "오늘 사과를 넘어서 청장이 되면 그 마음의 진정성을 (담아 광주로) 사과 방문이라든지 또 그 지역에 대한 특별한 관심·행동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말씀에 유념하고, 그렇게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의원은 또 강 후보자가 이끌 국세청은 이전 국세청장과 어떤 점이 다를지 질의하기도 했다. 이에 강 후보자는 "그동안 훌륭한 청장님들이 많았다"며 "지금은 어려운 시기로 밝은 세정환경에서 국민을 모시는 행정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과학세정' 방향성에 대해서는 "과학세정을 이용해 조사 대상 선정 시 보다 체계적이고 높은 생산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AI 상담을 발전시켜 바쁜 신고 기간에도 모든 납세자의 전화가 연결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