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70일 간 대통령과 소통 없어"
한동훈 "상상력 풍부…뇌피셜로 말해"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지지자들의 물리적 충돌까지 빚으며 강하게 대립하고 있는 원희룡·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17일 '당정 관계'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특히 한 후보의 '댓글팀 의혹'에 원 후보가 "사실이면 실형을 받을 사안"이라고 공격하자 한 후보는 "민주당 주장에 동조한다"고 맞받으며 신경전을 펼쳤다.
원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CBS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이 권유하고 지명해서 비대위원장을 맡았는데 70일 동안 단 한 번의 전화 소통도 없었고, 두 번 이상 식사 제의도 다 거절했다"며 "총선 직후 전당대회에 출마 안 한다는 것을 번복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나 정부 핵심 관계자들과 만나면 전당대회 출마한다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 시기를 끝까지 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70일 동안 대통령과 단 한마디의 통화나 만남도 없었던 상태에서 많은 당정 충돌이 있었다. 당무 개입, 국정 농단 이야기까지 나왔다"며 "대통령이 그런 당 대표와 터놓고, 걱정 없이 소통할 수 있겠나"라고 몰아붙였다.
한 후보는 이에 대해 "상상력이 풍부하다. 뇌피셜로 말씀하신다"며 "저와 대통령은 윤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가 완전히 같다. 목표가 같은 사람들이 토론을 통해 좁혀나가고 공적인 지향점을 향해서 가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 후보가 "만약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당정이 충돌할 수 있는 소재들이 곳곳에 쌓여 있다"며 "충돌이 났을 경우 문제가 안 풀리면 어떻게 하겠나. 충돌이 외부로 불거졌을 때는 어떻게 책임지겠나"라고 재차 묻자, 한 후보는 "당정 관계는 그 자체가 최종적인 목표가 아닌 좋은 정치를 위해 국민에 봉사하기 위한 중간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것이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이견을 좁히는 것"이라며 "원 후보는 그냥 시키는 대로 따르는 게 맞다는 말을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한 후보의 법무부 장관 시절 '댓글팀 운영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원 후보는 "사실이라면 김경수 전 지사처럼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을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아무리 당 내에서 보호하려고 해도 보호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민주당 주장에 동조하는 원 후보에 당심이 판단할 것"이라며 "원 후보가 처음부터 끝까지 축제여야 할 전당대회를 혼탁하게 인신공격의 장으로 몰고 가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또 댓글팀 의혹과 관련해 야당에서 추진하는 '한동훈 특검'을 놓고 원 후보가 "숨길 게 없으면 채 상병 특검을 해도 된다고 했는데 한동훈 특검도 숨길 게 없으면 해도 되나"라고 쏘아붙이자, 한 후보는 "그런 식으로 당 내 선거에서 마타도어에 집중하는 원 후보를 당심이 지켜보실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