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광주 동구 지산동 지역주택조합 재개발 사업에서 대규모 이중분양 사기를 저지른 주택조합 업무대행사 임직원들과 이를 묵인한 조합장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7단독 김소연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분양대행사 전 본부장 A(60)씨에게 징역 6년을, 분양 사기에 가담한 상담사 2명에게는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사회봉사 240시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또한 업무상배임·사기방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합장 B(50)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3000만원이 선고했다.
A씨와 일당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지산동 지역주택조합 재개발 사업 조합원 모집 과정에서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고 할인 분양을 해주겠다고 속여, 96명의 피해자들로부터 약 63억9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되었다.
조합장 B씨는 2019년 10월 이중 분양 사기를 알고도 이를 묵인하는 대가로 아내가 운영하는 공인중개업체에 2억원 상당의 용역을 수주받게 하여, 이 중 30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되었다. 또한, B씨는 자신의 아파트를 실제 가액보다 높은 가격으로 조합에 매도하여 매매대금을 부풀린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이자 업무대행사 대표 등과 공모하여, 지주 세대·부적격 세대·임의 세대를 통해 조합원 자격을 주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였다. 조합원 분담금을 신탁회사 지정 계좌가 아닌 개인 계좌로 받아 동·호수를 이중으로 분양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양산했다.
김소연 부장판사는 "이중 분양 사기 행각은 지역주택조합사업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행위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말하며 "피해 규모와 피해 회복 노력이 부족한 점, 피해자들의 용서를 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B씨는 조합장으로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사리사욕을 채우고, 임무를 저버린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덧붙였다.
이중 분양 사기 범행을 주도한 업무대행사 임원진들도 이미 1심 재판에서 징역형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지역주택조합사업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관련자들에게 내려진 형량은 그 책임의 무게를 반영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