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1인자 슈머 상원 원내대표, 바이든 사퇴 요구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라는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렸다. 이에 따라 건강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1인자'로 꼽히는 상원 원내대표도 바이든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라틴계 미국인 행사에서 발언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불참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행사 주관 단체인 '유니도스 유에스(UnidosUS)'의 재닛 무루구이아 최고경영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행사 불참에 안타까움을 전했다며 "우리는 미래에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을 당한 이후 유세를 잠시 중단했다가 3일 만인 전날 경합주 네바다에서 유세를 재개한 바 있다. 그는 현재 2020년 대선 승리의 주요 기반이었던 라틴계 미국인 유권자들에 지지를 호소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확진 사실을 전하며 그가 델라웨어 사저로 돌아가 자체 격리한 상태에서 직무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치의는 바이든 대통령의 증상이 가벼운 상태로 곧 쾌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따라 고령으로 인한 건강과 인지력 저하 논란을 겪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당내 후보 교체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등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주말 바이든 대통령과 단독 회동에서 후보를 사퇴하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자진 사퇴가 국가와 민주당을 위해 공헌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슈머 원내대표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과 의회 내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원군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난처한 상황에 몰렸다.
앞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 요구를 일축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속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재선 포기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내달 19일부터 나흘간 예정된 전당대회를 이르면 내달 초로 앞당겨 별도의 화상 투표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을 조기에 대선 후보로 확정짓겠다는 방침이다.
내달 7일이 마감인 오하이오주 후보 등록 이전 후보를 확정 짓는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당내 사퇴 압박을 종식해 바이든 대통령 후보 지위를 공고히 하고, 남은 기간 대선에 매진하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모두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조기 지명을 최대한 연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실제 후보 교체 가능성도 염두해 둬야 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