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80) 공산당 서기장이 1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쫑 서기장은 최근 몇 달 동안 건강 악화로 주요 일정에 불참하는 경우가 잦았다. 쫑 주석 빈자리는 또 럼(66) 국가주석이 대행한다.
베트남 공산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쫑 서기장이 오후 1시 38분에 하노이의 108중앙군사병원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80세. 사인은 고령과 오랜 중병이라고 공산당은 설명했다. 질환 관련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쫑 서기장은 최근 몇 달 동안 최고위급 회의에 몇 차례 불참하는 등 건강 문제를 겪어 왔다. 지난달에는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짧은 만남에서도 극히 노쇠한 모습을 보여 건강 이상설을 증폭시켰고, 공산당은 전날 쫑 서기장이 건강 문제로 치료에 집중하기로 함에 따라 럼 주석이 업무를 대행한다고 발표했다.
1944년 하노이에서 태어난 쫑 서기장은 1967년 하노이종합대학(현 하노이인문사회대)을 졸업했고, 공산당 기관지와 당 이념 관련 부서 등에서 일했다. 이후 하노이시 당 서기 등을 거쳐 2006년에 국회의장직에 올랐다. 공산당을 정점으로 한 집단 지도 체제인 베트남에서는 공산당 서기장과 국가주석, 총리, 국회의장이 각각 권력 서열 1~4위를 이룬다.
2011년에는 베트남 서열 1위인 당 서기장 직에 올랐고 2016년에 이어 2021년 3연임에 성공, 14년간 권좌에 머무르면서 베트남전이 끝난 1975년 이후 최장수 서기장이 됐다. 이에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호찌민 이후 최고 권력자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다만 권력 서열 2위인 국가주석이 1년여 사이에 두 번이나 중도 교체된 점과 국회의장 또한 쫑 서기장 임기 중 전격 교체된 상황이 맞물리면서 그를 정점으로 한 집단 지도체제에 균열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도 최근 나오는 상황이었다.
한편 공산당 중앙위원회 등은 쫑 서기장의 국장에 대해 조만간 발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