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주요 대형마트에서 매출 상위 3위권에 돈육(돼지고기)과 맥주, 한우가 차지했다. 외식 물가 상승에 따른 집밥 수요 증가로 계란과 봉지라면 판매도 활발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마트 매출 1∼3위는 돈육·맥주·한우 순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같았다. 롯데마트 역시 상반기 매출 상위 3위권 품목이 돈육·한우·맥주 순이다.
대형마트에서 매년 매출 1위는 돈육이다. 돈육 매출 규모는 맥주·한우와 비교해서도 압도적인 1위다. 일례로 올해 상반기 이마트에서 2위 맥주 매출은 돈육의 61% 수준이다. 롯데마트의 경우에도 돈육 매출이 한우 대비 15% 이상 크다. 이 가운데, 삼겹살 매출이 돈육의 45%를 자리잡고 있다.
이마트에서 상반기 매출 4∼6위에 해당하는 품목은 계란·통조림·봉지라면 순이다. 지난해 상반기 4위를 기록했던 호주산 소고기를 7위로 제치고 각각 한단계씩 상승했다. 빵류, 쌀, 초밥류는 각각 12위, 13위, 15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현상은 고물가 탓에 집밥 수요가 늘어나 계란, 통조림, 봉지라면, 쌀의 매출 순위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마트에서 올해 상반기 계란과 봉지라면 매출이 각각 6위·7위를 차지했다.
주류 매출을 살펴보면, 이마트의 경우 소주(18위) 순위가 맥주(2위)와 와인(14위)보다 낮았다.
상반기 이마트에서 맥주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1% 오른 반면, 소주 매출은 5% 줄었다. 롯데마트에서도 소주 매출 순위가 14위로 맥주(3위)와 와인(11위)에 밀렸다.
불황 시기 소주 수요가 커진다고 알려졌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홈술, 혼술, 저도주 등 문화가 확산하면서 가볍게 즐기는 맥주, 와인, 하이볼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과일 부문에선 딸기만이 이마트와 롯데마트 매출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딸기는 2020년대 접어들면서 국산과 수입 과일을 통틀어 연간 매출이 가장 많은 과일로 거듭났다. 딸기는 겨울철 대표 과일로 일컬어졌지만, 재배 기술 발달과 품종 다변화로 사계절 내내 접할 수 있게 되면서 매출이 치솟았다.
롯데마트에선 상반기에 수박 매출이 성수기가 아님에도 15위를 기록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 5월 말부터 인공지능(AI) 선별 시스템으로 고른 수박을 알리는 ‘신선을 새롭게 수박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상반기 수박 매출이 작년보다 5% 늘었다”면서, “여름 성수기까지 인기가 이어지면 딸기를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