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유일한 원외 인사인 정봉주 전 의원이 현재까지 1위 득표율을 얻어 '수석 최고위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당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막말 및 폭력 논란 등의 정 전 의원이 수석 최고가 된다면 중도층 민심이 이탈해 이재명 전 대표의 대권 가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 주요 인사를 비롯해 지지자들 사이에서 정봉주 전 의원의 지도부 입성을 막지 못하더라도 수석 최고위원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허영일 전 민주당 부대변인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정봉주 전 의원이 최고위원 1위를 하는 것은 의외"라며 "결과가 굳어지면 앞으로 2년 동안 나란히 앉은 이재명-정봉주, 투샷을 원없이 보게 된다. 이 그림이 이재명 대표의 대권 가도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 전 부대변인은 "정 전 의원은 현역 의원이 아니니, 의정활동도 없고, 오롯이 월, 수, 금 최고위원회의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튀는 언사로 당대표의 대국민 메시지 기사 비중을 줄이고 혼란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일부 종편은 기회다 생각하고 이재명-정봉주 투샷을 매일 내보낼 것이다. 과연 이 그림이 민주당에 좋은 것인가?"라며 "우리 당원들이 좀 더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재명 대표의 옆자리는 아닌 것 같다"고 당원들의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이는 현재까지 진행된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순회경선 권리당원 온라인투표 누적득표 결과 정 전 위원이 21.67%의 압도적인 표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다. 2위인 김병주 의원 16.17%와 약 5%p 가량의 차이가 난다. 수석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대표 다음의 발언 권한을 갖게 된다.
정 전 위원은 선명한 투쟁력을 바탕으로 당원들의 지지를 얻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직전 4·10 총선에선 서울 강북을 후보로 확정됐다가 목함지뢰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됐고, 2015년 조계사 여신도를 밀어 넘어뜨려 상해를 입힌 혐의로 70만원 벌금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2011년 가정폭력 전력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민심' 확보에 공을 들여야 하는 이재명 전 대표의 입장이 난감해졌다는 후문이다. 이 전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경선 첫날인 20일 자신의 SNS 라이브 방송에 5위를 차지한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를 초대해 "(득표율 부진이) 난 좀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개인 방송에서는 당원들에 "(최고위원 선거에는)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을 이기는데 누가 더 도움이 될까를 중점적으로 봐달라"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