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직적 '당정 관계' 재정립 최우선 과제…'김건희·채 상병 특검' 등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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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수직적 '당정 관계' 재정립 최우선 과제…'김건희·채 상병 특검' 등 시험대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4.07.23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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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 104일 만에 집권 여당 당 대표 올라
당정 관계 재정립 약속…'윤한 갈등' 재점화 가능성
국민의힘 자가 23일 오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개표결과 발표 후 경쟁자였던 윤상현, 나경원, 원희룡 후보와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2024.7.23utzza@yna.co.kr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당선자가 23일 오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개표 결과 발표 후 경쟁자였던 윤상현, 나경원, 원희룡 후보와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처음부터 끝까지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대세론'을 유지하며 4·10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 103일 만에 당권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당장 수적인 당정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만만찮은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거대 야당이 '김건희·채 상병 특검'까지 벼르고 있어 내우외환의 상황 속에서 집권 여당을 이끌게 됐다.

한 대표는 23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득표율 62.84%(32만702표)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결선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했다. 이로써 한 대표는 지난해 12월 26일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한 지 210일 만에 집권 여당의 대표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당장 한 대표는 전임 당 대표들의 발목을 잡아 온 수직적 당정 관계의 재정립이라는 과제를 우선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채 상병 특검법 추진,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제2부속실을 설치 등을 내세우며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 '차별화'를 시도해 온 만큼 수평적 당정 관계 정립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지난달 당권 도전을 선언하며 "당정 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쇄신하겠다"며 "지난 2년간 당이 정부의 정책 방향 혹은 정무적 결정에 대해 합리적 비판이나 수정 제안을 해야 할 때 그런 엄두조차 못 내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지난 3년여 동안 당정 관계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이어 "당이나 정이 민심과 다른 길을 가면 한쪽에서 견고하고 단호하게 민심의 길로 견인해야 한다. 건강하고 수평적이며 실용적인 당정 관계를 대다수 국민과 지지자, 당원들이 정말 바라고 있다"며 "제가 그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른바 '윤한 갈등'이 재현될 위험이 있다. 절윤(윤 대통령과 소통 단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두 사람의 관계가 소원해진 상황에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이 불편해 할 채 상병 특검과 제2부속실 설치 등을 밀어붙인다면 당정 관계에는 또다시 긴장감이 흐를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과 채 상병 특검 등에 대한 대응도 한 대표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은 민주당 유력 당권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현재 특검법대로 하는 게 정의롭다"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내 친윤석열계와 대통령실도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 진상규명이 미진하다고 판단될 때 특검법을 발의할 수 있다"며 고위공직자수사처 수사 종결 전 특검은 절대 불가라는 기존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비공개 검찰 소환조사가 이뤄진 점도 한 대표에게 분명한 악재다. 민주당은 검찰의 특혜 조사 논란과 이원석 검찰총장 '패싱' 논란을 김건희 특검 재추진의 명분의 불쏘시개로 삼을 태세다.

당장 오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2차 탄핵 청문회에서 김 여사에 대한 검찰의 비공개 특혜 조사와 총장 패싱 논란 등에 대한 야권 거센 공세가 예상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 대표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당을 맡았다"며 "앞으로 어떻게 당을 이끌어가느냐에 따라 당의 운명은 물론 사실상 한 대표 개인적인 정치적 운명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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