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민심 특검법 통과 원해, 재의결 찬성 與 당론으로 확정해야"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여야가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취임 첫날부터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등 쟁점 법안을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자신의 '제3자 추천 방식' 채 상병 특검을 거부한 데 대해 "정략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직격했고, 민주당은 한 대표에게 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압박했다. 향후 '특검 정국'에서 여야의 극한 대치가 예상된다.
한 대표는 24일 국회 첫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제3자 추천 특검안'에 관해 "제가 설득력 있는 의견을 밝혔고 그 과정을 통해 어떤 입장이 있고 국민께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지 절차를 통해 잘 설명하겠다"며 "우리는 민주적인 정당이기 때문에 이재명의 더불어민주당처럼 한 명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정당이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한 대표는 "이재명 전 대표가 제 제안을 그냥 거절하셨던데 오히려 그 이유를 묻고 싶다"며 "꼭 진실 규명을 위해 민주당이 정하는 특검을 해야 하는 것이냐. 제3자가 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했다.
이어 "그걸 거부한다는 건 오히려 민주당과 이 대표가 말하는 특검의 이슈가 진실을 규명하고 억울함을 풀기 위한 게 아니라 민주당의 정략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가 지난달 당 대표에 출마하면서 공약한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은 기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의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는 방식 대신 대법원장 등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도록 하자는 게 핵심이다. 민주당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후보는 지난 18일 "현재 특검법대로 하는 게 정의롭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한 대표를 향해 야당의 채 상병 특검법 수용 등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는 당선 직후 언론 브리핑에서 민심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민심은 해병대원 특검법 통과를 압도적으로 원한다"며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결에 찬성 표결을 당론으로 확정해 민심과 함께 하겠다는 걸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한동훈 신임 당 대표가 말하는 변화의 길은 이미 해병대원 특검법 안에 있다"며 "보수의 진보가 수구의 퇴보가 되지 않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별도로 한 대표를 향해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장악 중단 등 5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지도부에서) 어제 출범한 한동훈 지도부에 5대 안을 요구하고, 한 대표가 이를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5대 요구안은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수용, 윤석열 정권 방송장악 중단, 국회 정상화 협조, 상명하복식 당정 관계 거부, 야당과 정책·비전 경쟁 등이다.
이와 함께 한 대변인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한 대표의) 댓글팀 운영 의혹과 공소 취소 청탁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한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