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절감·친환경 생산체계 전환으로 위기 극복 나서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국내 철강업계가 올해 2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고 중국산 저가 물량이 쏟아진 데다 중국의 경기부양책마저 기대에 못 미치면서다. 철강사들은 이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고 원가 절감, 생산량 조정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8조5100억원, 영업이익 7520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 영업이익은 43.3% 감소했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5%, 영업이익은 29% 늘었다. 이날 현대제철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414억원, 영업이익 9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4%, 78.9%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철강업계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게 된 이유는 고금리‧고물가 등 실물경기 악화로 건설 경기 위축이 지속되면서 수요가 크게 줄고,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과잉 생산된 저가 물량이 국내에 대거 유입되면서다. 또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기대에 못 미친 데다 부동산 침체까지 이어져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대선도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철강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전면적으로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는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아메리카 퍼스트'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철강 관세 인상과 수입 규제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이러한 정책은 국내 철강업계에 무역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국내 철강사들은 원가 절감 등을 비롯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 설비를 효율화해 매년 1조원 이상 원가를 절감,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철강 제조 공정에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을 활용, 공정 자동화율을 높이고 안정성 확보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2030년을 목표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 개발에 나서며 친환경 생산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당초 6월까지 예정됐던 인천공장 전기로 설비 보수작업을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전기로 2기 중 90톤 규모의 제강설비 보수 작업이다. 또 9월부터 당진제철소의 155톤 규모 전기로 제강 보수도 예정돼 있다. 공장 보수 기간을 늘리며 사실상 감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전기로와 고로 복합 프로세스 생산체계를 구축해 저탄소 제품을 생산하고 2050년까지 수소환원 신(新) 전기로 프로세스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