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국내 IT업계에서 법조인 출신 인사 영입이 늘고 있다. 각종 소송과 더불어 늘고 있는 규제에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IT 기업들이 모인 판교에서 각종 소송, 경영진 구속 등 사법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저작권과 관련해 여러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넥슨은 ‘다크앤다커’를 둘러싸고 아이언메이스와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넥슨의 내부 프로젝트 ‘P3’를 진행하던 임직원이 퇴사 후, 소스코드·빌드·디자인·세계관 등 P3의 핵심 자료를 유출해 다크앤다커를 제작했다는 내용이다. 지난 24일 해당 사안이 미국 재판부에서 한국 재판부로 이관됐다. 넥슨은 지난해 미국 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넥슨은 “P3와 다크앤다커는 콘셉트·장르적으로 동일”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아이언메이스는 “기존 아이디어를 재가공한 것이며, 다크앤다커와 P3는 엄연히 다르다”라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는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리니지’ 저작권 침해와 관련해 여러 소송이 진행 중이다. 리니지의 성공 이후 수많은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이 등장한 만큼, 저작권 침해와 관련 많은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와 ‘롬(ROM)’, 웹젠의 ‘R2M’을 대상으로 리니지의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웹젠과의 소송은 1심이 마무리된 상태로, 1심 재판부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현재 카카오, 한컴, 위메이드 등 판교의 총수들이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은 가상화폐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다행히 구속은 피한 상태다. 위메이드는 가상화폐 위믹스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플랫폼공정경쟁방지법이 다시 언급됐다. 이미 국내 플랫폼과 게임 업계에는 각종 규제가 촘촘하게 설계됐다. 이로 인해 IT 업계에는 법조인 출신 임원을 전진배치하고 있다.
이미 엔씨소프트와 라인게임즈는 법조인 대표를 중심으로, 리더십을 강화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 대표는 법조인 출신이면서도 M&A 전문가로 경영효율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있으며, 박성민 라인게임즈 대표는 판사 출신이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카카오도 ‘경영쇄신’을 위해 주요 보직을 법조인 출신들로 채웠다. 정종욱 CA협의체 책임경영위원장, 김소영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장, 허경호 준법과신뢰위원회 사무국 심사팀장 등이 법조인 출신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IT업계는 제조업 대비 감시가 느슨했다”며 “이제는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를 중심으로 올바른 경영 지침을 수립해야 하는 시기”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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