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조사 방식에서 촉발된 검찰 내부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간 모양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이원석 검찰총장이 강조한 '김 여사 소환 조사' 원칙을 깨고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해 '총장 패싱' 논란이 일었다. 이 총장은 25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공정 수사'를 주문했고, 이 지검장은 '긴밀 소통'을 약속했다고 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총장은 이날 열린 주례 정기보고에서 이 지검장에게 "현안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이 지검장은 "대검과 긴밀히 소통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또 이 지검장은 이날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와 도시락으로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지검장은 수사팀에게 "누구보다 최선을 다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동요하지 말고 앞으로 남은 수사를 철저하게 해서 잘 마무리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와 형사1부는 지난 20일 오후 1시 30분부터 이튿날 오전 1시 20분까지 약 11시간 50분 동안 서울 종로구 창성동 대통령 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및 명품가방 수수 의혹 수사를 위해 김 여사를 조사했다.
이 총장은 그동안 "김 여사를 대면 조사할 경우 검찰청사로 직접 소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는데, 중앙지검은 이를 무시한 채 '제3의 장소'에서 김 여사 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총장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이 총장이 진상파악을 지시하자 이 지검장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진상파악 연기를 요청했다. 이를 두고 사실상 '항명'이란 해석이 나왔다. 여기에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이던 김경목 공정거래조사부 부부장검사가 진상파악 지시에 반발해 사표를 제출하며 내홍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이 총장은 김 부부장 검사의 사표와 관련해 "검사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반려를 지시했다. 이에 김 부부장검사는 사직 의사를 철회했고, 대검도 진상파악 강약 조절에 나서며 갈등이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