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9월 美 연준 기준 금리 인하, 한미 증시 탈동조화 해소 도움”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떨어질 때만 동조하는 것일까. 한국과 미국의 증권시장 커플링(동조화)이 5년래 가장 뚜렷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코스피와 미국 나스닥종합지수 상관계수는 0.722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3월(0.773) 이후 약 5년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S&P(스탠더드앤푸어스) 500, 나스닥 100지수와의 상관관계도 0.735, 0.733으로 높았다.
상관계수는 두 지수간 관계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1과 1사이에서 움직인다. 계수가 0에 가까우면 서로 관계가 없고 1에 가까우면 두 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1에 가까우면 반대방향으로 등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이한 점은 상승 기류에는 동조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2월과 5월, 6월 나스닥종합지수가 월간 5% 이상 급등했을 당시 코스피와 나스닥종합지수간 상관계수는 각각 0.068, 0.452, 0.424로 하락세를 보이는 이달보다 훨씬 낮았다. 실제로 이달 들어 25일까지 코스피와 나스닥종합지수의 등락률은 각각 -3.11%, -3.12%로 거의 유사하다. 7월 18거래일 중 두 지수의 방향이 같았던 날도 12일(66.6%)이었다.
다만 오는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 이하 연준)이 기준 금리 인하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 한미 증시간 탈동조화 현상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하락장뿐만 아니라 상승장에도 동조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수 회복세 확인이라는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통상 기준 금리 인하는 위험 선호 심리를 자극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내수 경기불안이 지속되고 있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급등세와 이에 따른 가계 대출 급증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을 미국 연준 금리인하 시점보다 지연되게 할 수 있다”며 “디커플링 현상 해소를 위해서는 대외 불확실성 해소도 중요하지만 내수 회복세 조기 가시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흐름과 차별화된 원인으로는 AI 사이클에서 국내 기업의 수혜가 상대적으로 제한돼있다는 점이 꼽힌다. ‘AI 붐’ 지속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국내 반도체 업종 전반이 하방 압력이 가해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