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PG사와 비공개 간담회 개최… “필요 사항 적극 지원”
구영배 큐텐 대표, 30일 국회 현안 질의 출석 예정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정부가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자 구제 방안을 발표했다. 소비자가 원활히 환불받을 수 있도록 돕고, 판매자(셀러)를 위해선 5600억원 이상의 유동성 자금을 투입한다. 긴급 경영안정자금과 저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피해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대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29일 정부는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관련 관계부처 TF 2차 회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양사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토대로 파악한 미정산 금액이 약 2134억원이며, 추후 정산해야 할 6월 이후 대금을 감안하면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김 1차관은 “사태의 최종적인 책임은 약속한 판매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티몬과 위메프에 있으나 정부는 선량한 소비자와 판매자가 입은 피해를 지켜볼 수 없어 사용 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신속한 환불 처리와 함께 구제 지원에 집중한다. 카드사, 결제대행업체(PG사) 등과 협력해 카드 결제 취소 등 원활한 환불 처리에 나선다. 여행, 숙박, 항공권의 경우 이번주부터 집단분쟁조정신청을 접수받는다. 한국소비자원과 금융감독원의 피해 접수 창구를 지속 운영해 향후 발생하는 소비자 개선 사항도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입점 판매자(셀러)를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정부는 결제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자부담을 떠안거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판매자를 위해 5600억원 이상의 유동성 자금을 투입한다.
정부는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2000억원 규모의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공급한다. 신용보증기금 보증을 통해 기업은행이 저리로 대출하는 3000억원 이상의 지원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피해 기업의 기존 대출 보증 만기를 최대 1년 연장하고, 여행사 등에는 600억원 한도의 2차 보증도 지원한다. 종합소득세, 부가세 납부 기한을 최대 9개월 연장하고, 부가세 환급금을 조기에 지급하는 등 세정 지원도 추진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 금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합동 점검반을 운영한다. 전자상거래법 위법 사항을 집중 점검하고 관련 법령 전반에 대한 적정성 검토를 거쳐 재발 방지 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정부는 티몬·위메프와 판매자가 민사적 관계로 계약을 맺고 있기에 대응 정도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강기룡 기재부 경제구조개혁국장은 “영세한 소상공인의 피해는 정부가 구제할 수 있으나, 규모가 큰 기업의 손실까지 지원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라며 “이번 대책을 시작으로 전 부처가 합동해 새로운 구제책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놓았으나, 피해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은 “저리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어차피 갚아야 할 돈 아닌가”면서 “정부가 뒤늦게라도 판매자를 위한 대책을 내놓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피해자들을 구제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티메프 사태가 불거지자 PG사의 카드결제 관련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는 비공개 현장간담회를 열고 필요한 사항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티몬·위메프의 정산과 환불 지연 사태 책임론에 휩싸인 큐텐그룹 설립자 구영배 대표가 30일 열릴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