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증가한 공사비 반영, 내수 경제 안정화를 위한 핵심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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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증가한 공사비 반영, 내수 경제 안정화를 위한 핵심 전략
  •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승인 2024.07.3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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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도널드 트럼프(78) 미 대선 후보가 연설 중 피격을 당했다. 총알이 귀를 스치고 지나간 아찔한 상황임에도 피를 흘리는 얼굴로 일어나 성조기를 뒤로하고 오른손을 높이든 사진 한 장은 대선 판도를 크게 흔들었다.

서강대학교 김영익 교수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1984년 이후, 선거가 있는 해에 7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미국의 주가(S&P500)지수가 상승 시 기존의 정권이 승리했다고 한다. 

미국 경제는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예상과 달리 견조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7일 발표한 7월 경기동향 보고서를 보면 12개 지역 중 5개 지역에서 경제활동이 둔화됐다. 두 곳에 그쳤던 두 달 전과 비교하면 경제 둔화 지역이 늘었고 연준 역시 향후 6개월 사이에 미국 경제 성장세가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향후 주가 전망은 불확실하지만 7~11월 미국 성장세가 둔화되는 흐름이 이어진다면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향후 논의의 중심은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렇게 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물론 해외 경제 여건에 따라 향후 수출 환경이 녹록지 않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우리나라 경제 문제는 내수에 있다. 올해 1/4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계정조절계열) 1.3% 증가해 깜짝 반등했지만, 2/4분기에 소비와 투자가 감소하는 등 내수가 부진해 성장률이 하락할 전망이다. 

마이너스(-) 성장을 우려할 만큼 내수가 좋지 않다. 그중 GDP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건설투자가 올해에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경제 회복을 저해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5월부터 2개월 연속 건설업 취업자 수가 전월 대비 감소하는 등 본격적으로 건설 노동자 투입이 위축되기 시작했고 건설업 불황은 심화되고 있다.

연말로 갈수록 미국 정권 변화로 인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향후 대미 무역을 비롯한 수출 리스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내수 시장의 회복이 필요하다. 

결국 향후 내수 회복의 열쇠는 건설경기 회복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연말로 갈수록 내수 회복을 위해 건설을 통한 경기부양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건설 산업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강조될 것이다. 그러나 건설업은 증가한 공사비로 인해 버팀목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공사비가 30% 가까이 오르면서 유찰되는 공공공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정부와 지자체를 대신해 조달청이 입찰을 추진한 300억원 이상 대형 공공 공사 중 51.7%가 유찰됐다. 2020년 상반기 18.2%였던 유찰률이 4년 만에 거의 3배 높아졌다. 그만큼 필요할 때 효과적으로 부양 효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도 이를 알기에 합리적으로 공사비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예전 단가로 책정된 공사비는 현실과 맞지 않고 수익이 보장되지 않은 사업에 업체들이 참여하기 어렵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유찰 사태의 주요인은 경직된 예산 책정 및 발주 시스템이 상승한 인건비와 자재값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데 있다. 결국 장기적으로 품셈 현실화와 물가 상승분을 공사비에 적극 반영하는 제도적 해결책이 필요하다. 

증가한 비용을 감안해 예산과 예정가격을 충분히 높여야 한다. 경쟁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 사업자가 낙찰되는 구조인데, 현재 상황은 예정가 자체가 낮아 유찰되는 공사가 늘고 있다. 

연간 공공공사 수주의 60%는 하반기에 발생하며 연말에 하반기 공공수주의 절반 정도가 나온다. 즉 내수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이번 하반기에 발주되는 공공공사의 예정가격을 현실에 맞출 필요가 있다. 

만약 연말까지 공공공사 유찰률이 감소하지 않으면 내년 대외 환경이 불확실한 국면에서 내수까지 부진해지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예산 책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는 2025년에도 건전 재정 기조를 예산 편성 방향으로 잡았는데, SOC 예산의 경우 다른 항목보다 증가한 공사비를 감안해 충분하게 예산을 책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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