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서울회생법원이 티몬·위메프(티메프) 자산과 채권을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환불 및 소송 절차가 사실상 중단될 전망이다.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 주인공인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티메프 미정산 사태 현안 질의에 출석해 “현재 회사에 자본이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는 30일 오후 2시부터 전체회의를 열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윤수현 한국소비자원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불러 티메프 사태 피해 현황과 수습대책을 보고 받았다. 사태 당사자인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도 모두 출석했다.

이날 구 대표는 “현재 회사(티몬)에 자본이 남아 있지 않다. 티몬은 인수 때부터 구조적으로 그랬으며, 티몬이 자금이 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사실상 티몬의 변제 능력이 없다고 인정한 것이다. 구 대표는 위시 인수 당시 티몬과 위메프의 예치금을 사용한 것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앞서 구 대표는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재 큐텐 그룹 차원에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800억원 정도가 될 것이지만 당장 사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보유하고 있는 큐텐의 지분 38%도 모두 내놓겠다”고 밝혔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이날 정무위원회에서 “7월 25일 기준 5월 미정산 금액은 2134억원 정도로 피해 규모가 파악되며, 6·7월의 정산대금이 나오면 그 금액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 대표가 동원하겠다고 밝힌 금액보다도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금액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피해 금액이 약 1조원을 넘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금융당국과 협력해 피해자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소비자 보호 및 피해 구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회생법원 회생 2부(안병욱 법원장·김호춘 양민호 부장판사)는 기업 회생을 신청한 티몬과 위메프에 대해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를 명령했다. 보전처분은 채무자(회사) 측이 마음대로 직원을 채용하거나 회사 자산을 처분해 특정 채권자에게 편파적으로 변제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반대로 채권자들이 기업 회생 개시 전에 강제집행·가압류·경매 등으로 회사의 주요 자산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다. 채권자의 개별적 권리행사가 쇄도해 회생절차 진행에 지장이 있을 때 한다.

회생법원은 기업 회생 개시 여부를 판단하는 비공개 심문기일을 이번주 안으로 열겠다고 밝혔다. 해당 심문에는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가 출석할 예정이다. 이 사건과 관련한 채권자는 티몬 4만명 이상, 위메프 6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채권자들은 주로 상거래업체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대규모 정산·환불 지연 사태가 발생한 티메프와 관련해 철저하게 법에 따라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집단적 대규모 외상 거래도 금융에 해당하므로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정부가 시장에서 해야 할 첫 임무는 시장에서 반칙하는 행위를 강력히 분리하고 격리하는 것”이라며 “시장을 잘 돌아가게 하려면 각 부처에서 시장 질서를 저해하는 활동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소슬 기자 [email protected]강소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담당업무 : 유통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하루를 살아도 감사하고 행복하며 풍요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