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위원장 “금감원이 부족한 부분 있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 “분명한 대책방안 마련하겠다”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게 제기됐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관련 보고 및 현안 질의’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해 대책 방안 마련을 약속했다.
이날 현안 질의에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원장을 향해 “22일 전체회의에서 티몬‧위메프와 MOU를 체결하고 경영 관리를 해왔다는데 어떻게 이런 사태가 발생했느냐”고 질의하자 이 원장은 “그간 금감원은 티몬·위메프와 반기별로 경영개선 MOU를 체결했고 관리는 분기별로 해왔다”고 답했다.
이어 “업체 측에 미정산금액을 별도로 관리해달라고 요청하고, 신규 유입되는 자금 일부분도 관리해달라고 요청 했지만 (티몬·위메프는) 건건이 하겠다고 하면서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그 부분에서 금감원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금융감독원이 제대로 감독 기능을 했어야한다”며 “이 사태는 금융당국에서 발표한 디지털 금융 혁신 방안에 대해 자율 규제라는 명목으로 규제 사각 지대를 방치한 것에서 발생한 정부 정책의 실패”라고 책임을 물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에 화살을 돌렸다. 그는 “17일에 티몬이 시스템 오류로 정산금 지급이 지연 된다고 사과했다”며 “그런데 대체 18일에 공정위는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한기정 공정위원장에 대해 “앞서 쿠팡 관련한 이야기를 하면서 정산 주기를 줄이자고 말했는데, 지금 어떻게 됐냐”고 캐물었다. 한 위원장은 “분명한 대책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국회에서의 질의는 공정위와 금감원이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으로 가득 찼다. 박상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정위는 이러한 입장이 나온 후 현장실사 등을 진행해 문제의 원인 파악했나, 정산오류라는 변명에 속았냐”며 “변명에 속아 많은 피해자가 양산됐으니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한 위원장은 “(당시) 신뢰하고 이후에 모니터링을 했지만, 현장점검은 7월 25일에 이뤄졌다”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답했다.
금감원과 공정위는 지난 25일 긴급 현장 점검을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각 사의 거래구조 및 계약관계, 환불규모 등의 파악에 나섰다. 아울러 합동점검반은 티몬과 위메프의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상 공급계약 이행의무, 대금 환불 의무 등 위반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필요시 수사 의뢰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자금추적 과정에서 이미 드러난 강한 불법 흔적이 있었다"며 "지난 주말이 지나기 전에 검찰에 수사의뢰를 이미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전자상거래법, 전자금융법 등 관련법령의 적정성 검토를 거쳐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 검토에 들어간다. 제도 개선 방안으로는 이커머스 업체 소비자보호 책임 강화, PG사를 통한 결제시스템의 안정성 확보 방안이 제시됐다.
금감원은 이날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큐텐 테크놀로지에 진입해 환불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소비자 피해 보상과 관련해 최대한 빠르게 환불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거래 내역을 분석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