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전국민 25만원 지원법'과 '노란봉투법'이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민주당은 다음 달 1일 본회의에서 이들 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또 다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로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전국민 25만원 지원법)'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을 의결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심사와 토론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반대했지만, 야당이 법사위 다수인 상황에서 막을 방법은 없었다.

민주당의 22대 국회 1호 당론 법안이자 이재명 전 대표의 총선 공약인 민생회복지원금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하고, 전 국민에게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았다. 금액은 지급 대상에 따라 25만∼35만원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법안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한차례 통과한 바 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거부권)에 막혀 국회로 돌아온 끝에 폐기됐다.

여당 법사위원들은 두 법이 가져올 부작용을 언급하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주진우 의원은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해 "돈이 많이 풀리며 물가가 교란되고 오히려 서민이나 민생을 더 힘들게 할 수 있다"며 "재원이 한정된 상태에서 힘든 자영업자나 서민뿐 아닌 전국민을 상대로 25만원을 준다는 것은 무리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불법 파업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두 법을 표결에 부쳤고,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여당은 강행 처리에 반발해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1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두 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방송 4법'과 관련 5박 6일 필리버스터 여파로 1일 본회의 개최가 불투명했지만,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을 서두르는 민주당 상황상 본회의 시계도 빨라질 전망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위원장이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이날 의결한다면 "(탄핵 절차 등을 위한) 본회의가 내일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선 1일 본회의에서 이 위원장 탄핵안을 보고하면서 두 법을 함께 처리하는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필리버스터를 통해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이미 22대 국회에서만 '채상병 특검법'과 '방송 4법' 저지를 위해 두 차례 필리버스터를 벌인 바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 간 합의되지 않은 법안들의 일방적 본회의 상정이 계속되면 국민들께 법의 부당성을 알리는 필리버스터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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