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방송 4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공식 건의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에서 처리한 방송장악 4법(방송 4법)은 충분한 숙의도 없이, 여야 합의도 없이, 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없이 민주당 힘자랑으로 일방 처리된 법"이라며 "국민의힘은 대통령께 민주당의 공영방송 영구 장악을 위한 방송장악 4법에 대해 국회에 재의요구해 주실 것을 공식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민주당이 국회에서 잘못된 법안을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무리하게 강행 처리하면 이를 견제하기 위해 대통령 재의요구 행사를 계속 건의드릴 것이라는 걸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방송 4법을 구성하는 △방송통신위원회설치·운영법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순차적으로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법안 처리를 반대하는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로 맞섰으나, 야당은 24시간마다 필리버스터를 종결할 수 있는 규정을 활용해 강행 처리했다.
윤 대통령은 여당 건의를 받아들여 조만간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임기 중 국회에서 여야 협의 없이 처리된 거의 모든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방송 4법으로 보완되기 전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방송 3법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사용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국회로부터 '방송4법'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된 법안은 15일 이내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처리 시한은 오는 14일까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