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중동전쟁 나도 상관 없다" vs 이스라엘 "베이루트·예멘 공격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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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중동전쟁 나도 상관 없다" vs 이스라엘 "베이루트·예멘 공격할 수도"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8.0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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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주변국 보복 만류 묵살한 듯···"대응 없이 못 지나가"
이스라엘 "이란과 하수인들, 우리 목 졸라···대가 치를 것"
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란군. 사진=연합뉴스
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란군.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스마일 하니예(하마스 수장)를 이란 안방에서 암살한 이스라엘의 대응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중동전쟁으로 키울 조짐이다. 이란은 확전을 감수하고서라도 보복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고,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예멘 등 적대세력이 주둔하는 어떤 곳이든 공격할 수 있다고 맞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4일(현지시간) 이란이 다른 아랍국가들로부터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보복 공격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전쟁을 일으켜도 상관없다'면서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관련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하마스 일인자 하니예가 암살된 것과 관련된 대응을 만류하는 주변 아랍국들의 요청을 이란이 묵살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측은 지난 3일 아랍국가 외교관들에게 이러한 입장을 밝히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대응이 '전쟁을 촉발해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요르단과 레바논 외무장관이 사태 진정을 위해 이란을 방문했으나,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강조하며 '전쟁 불사' 의지를 피력했다고 했다. 이란 국영 방송도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의 긴장 완화 노력에도 "(하니예 암살은) 대응 없이 지나갈 수 없는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중대한 실수"라며 보복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알렸다.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이 임박한 가운데, 이스라엘은 "우리를 겨냥한 어떤 공격이든 막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시오니즘 지도자 제프 자보틴스키의 추모식에 참석해 "나는 적들에게 반복해 말한다"며 "우리는 대응할 것이며 어느 구역에서든 우리를 겨냥한 어떠한 공격이든 무거운 대가를 받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과 그 하수인들은 테러로 우리를 둘러싸고 목을 조르려고 한다"며 "우리는 가까운 곳과 먼 곳, 모든 전선과 모든 영역에서 그들에 저항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가자지구, 예멘, 베이루트 등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장거리 공습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에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예멘 반군 후티 등 친(親)이란 세력을 동원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중동에서의 확전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도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란이 이르면 5일(현지시간)부터 이스라엘을 겨냥한 대규모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는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최근 이같은 동향을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 악시오스는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정확한 공격 시점을 알지 못하지만 이르면 24∼48시간 안에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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