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입법 폭주, 재의요구권 행사 건의"
민주 "尹, 입법부 권한 무력화 행태 멈춰야"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발의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건의로 맞서며 '야당 강행 처리-대통령 거부권-국회 재의결'로 이어지는 쳇바퀴 정국이 반독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야당 주도로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즉각 "'불법파업조장법'을 철회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역사는 '불법파업조장법'을 강행 처리한 오늘을 국가 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빠진 날로 기록할 것"이라며 "이 법안은 경제를 망가뜨리고, 국민의 삶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비난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노란봉투법에 대해 "국익과 민생보다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줄이려는 정파적 이해를 우선한 결과일 것"이라며 "불법파업조장법은 이 전 대표의 먹사니즘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말로만 민생을 외치고 속으로는 민생을 망치는 길로 매진하는 언행불일치의 대표적 사례"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이 노동조합의 '정치 파업'을 부추긴다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법은 정치 파업을 위한 노조의 레버리지를 극도로 높여주는 것이어서 대한민국의 우상향 발전을 정면으로 가로막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지게 할 것이다. 이 법을 막을 것"이라고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는 브레이크가 없다"며 "8월 임시국회 첫날 불법파업조장법이 끝내 본회의를 통과해 정부에 이송되면 대통령께서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실 것을 강력히 건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노란봉투법은 민생 법안인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노란봉투법은 헌법이 정한 노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민생 법안"이라며 "원청이 사실상 노동자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음에도 단체교섭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에 엄중히 촉구한다. 헌법이 보장한 입법부의 권한을 무력화시키는 행태를 즉각 멈추라"며 "거부권 중독으로 민생을 저버리고 헌법이 정한 삼권분립의 헌정질서마저 뒤흔든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당의 발목잡기와 대통령의 습관적 거부권 남용에도 국회의 책무를 다하고 제 할 일을 뚜벅뚜벅 해나가겠다"며 "앞으로도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노동 쟁의의 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