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중동서 원유 72%, 가스 32% 수급…에너지 리스크
홍해 봉쇄 장기화 우려…해상운임 추가상승도 비용 부담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중동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 및 해상운임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지도자 사망과 관련해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중동 정세는 ‘일촉즉발’ 상황에 놓여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이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국제유가와 해산운임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이 조만간 시작할 것이란 우려를 드러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에게 “미국은 이란 공격 계획의 정확한 시점을 알지 못한다”면서도 “이르면 월요일(5일)에 시작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하마스 정치국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되자 이란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지목해 보복을 공언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이 자칫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이란의 참전으로 확전 양상으로 번지는 경우다. 이럴 경우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극도로 고조되면서 호르무즈 해협마저 정상적인 운항이 어려워질 수 있다.
국내 산업계도 중동정세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의 약 72%, 가스의 약 32%는 중동에서 공급하고 있다. 정부는 향후 중동 상황이 격화해도 비축유 방출, 수입선 다변화 유도, 대체노선 확보 등 다양한 조치를 시행해 충분한 에너지 재고분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중동 정세는 국제유가뿐 아니라 해상운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해상운임은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를 봉쇄하면서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다. 홍해 봉쇄로 수에즈 운하 길이 막히자 글로벌 선사들이 해상거리가 훨씬 긴 아프리카 희망봉 항로로 우회하기 때문이다.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공격은 이러한 홍해 봉쇄 사태의 장기화 우려로 이어진다. 이스라엘 보복공격이 최근 4주간 하락했던 글로벌 해상 운임인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를 다시금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SCFI는 4주간 하락했음에도 3300대를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인 1000을 훨씬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국내 산업계에 해상운임 비용 부담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얘기다. 정부는 현재 홍해 물류 대응 대책을 종합·강화한 ‘컨틴전시 플랜’ 2단계(SCFI 2700-3900)를 가동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