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환영…구체적 실무 협상 나설 것"
여야 정책위의장, 민생 법안 신속 처리 공감대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여야 영수회담 개최와 국회·정부가 참여하는 상시적 정책협의 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쟁점 법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강 대 강 대치에 골몰하며 민생 위기를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커지자, 일부 이견이 없는 현안부터 논의에 나서자는 것이다. 이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여야정 협의체 설치를 위한 구체적 실무 협상에 나서겠다"고 화답하면서 '민생 법안'을 계기로 협치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겸 비상경제 점검회의에서 "대한민국 경제가 퍼펙트 스톰 상황에 직면했다"며 "민생 경제가 더는 손 쓸 수 없는 중병 단계에 접어들기 전에 정치권이 문제 해결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3가지 제안을 드리겠다"며 "경제 비상 상황 대처와 초당적 위기 극복 협의를 위해 여야 영수회담을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위기는 윤석열 정부 혼자 힘만으로는 돌파하기 어렵다"며 "여야가 톱다운 방식의 논의를 통해 상황 인식을 공유하고 속도감 있게 대책을 모색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수회담 연장선에서 정부와 국회 간 상시적 정책 협의 기구를 구축해야 한다"며 "정부 대책 상당수는 입법적 조치가 뒤따라야 하는 만큼 이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정부 여당, 야당이 모두 참여하는 정책 논의 기구가 조속히 설치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폭염기 취약계층의 전기료를 감면하는 내용의 법안을 협의하자고 제안했고, 민주당이 이를 수용하면서 여야 간 민생 문제 논의를 위한 공간이 열렸다. 이날 박 원내대표의 이러한 제안은 여기에 호응, 전기료 감면과 같은 이견 없는 현안과 시급한 민생 법안 모두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일괄 논의하자는 의미다.
동시에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 민생 관련 입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제안한 만큼 '야당 단독 입법→거부권 행사→재표결 폐기'라는 악순환을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25만원 지원법)'의 수용을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휴가 기간 전통시장을 돌며 여론을 청취하고 있다니 민생회복지원금의 필요성을 피부로 체감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정부 여당이 반대만 하지 말고 더 좋은 대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민생회복지원 특별조치법은 민생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긴급 조치"라며 "국민 한 사람당 25만원의 지역 사랑 상품권을 지급해서 말라버린 내수 경제에 마중물을 붙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에게 민생회복지원 특별법 수용을 재차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의 제안에 추 원내대표는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오늘 바로 여야정 협의체 설치를 위한 구체적인 실무 협상에 나서겠다"며 "민생을 위해 여야가 함께 일하는 국회로 복원시키겠다. 정쟁 법안은 멈추고 민생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 함께 정쟁 휴전을 선언하자"고 말했다.
여야 정책위의장도 이견 없는 민생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민생을 위해 양당이 합의 처리가 가능한 법안들이 있다면 진성준 의장과 상의해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고, 진 의장도 "오늘을 계기로 양당 의장 간 정례적인 만남을 갖고 공통 입법은 신속하게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