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분열' 우려에 실제 복권 여부는 미지수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특별사면을 통해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복권시킬지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 전 지사가 복권되면 현재 더불어민주당 내 비주류로 평가되는 '비명(비이재명)' 세력들이 그를 중심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8일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대상자를 선정하면 이후 국무회의를 열어 이들에 대한 최종 사면·복권 여부를 심의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김경수 전 지사에 대한 복권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 지난 2022년 12월 형기를 5개월 남기고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하지만 복권은 되지 않아 2027년 12월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사면·복권 대상에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으로 복역한 조윤선 전 정무수석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여야 형평성을 위해 김 전 지사가 복권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현재 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 외의 2026년 대권주자로 나설 인물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김 전 지사의 복권 여부는 향후 정계 변화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에 김 전 지사 사면을 요구하는 민주당 내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김 전 지사의 복권을 촉구한다"며 "정치가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포용의 정치, 통합의 정치가 절실하다. 김경수 전 지사 복권이 그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내 편 사면', '선택적 사면'은 이미 충분히 했다. 이번 8·15 특별사면은 달라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과 상식, 국민 통합의 원칙에 부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또다시 선택적 사면이 된다면 통합의 길은 더 멀어질 것"이라며 "얄팍한 정치셈법으로 미룰 때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전 지사의 이번 광복절 복권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 사면은 야권에서 대상자를 추천 받는 등의 절차를 거쳐 여야 관계 개선의 기능을 하기도 하는데, 김 전 지사가 현재 당 주류인 친명(친이재명)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언론에 따르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근 광복절 사면과 관련해 "정치인보다는 경제를 위한 상징적인 인물이나, 생계형 범죄자 위주로 사면해 경제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국민을 위한 사면이 돼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 중진으로 분류되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김 전 지사의 이번 복권은) 쉽지 않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왜냐하면 사면은 국민통합을 위해 해야 하는데 야권 분열용으로 사면 카드를 쓸 가능성이 큰데,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며 "여당에서 내년 3월이나 민주당이 약간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면서 대선을 앞두고 약간 분열의 기미가 있을 때 여권에서 김 전 지사 복권 카드를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