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카카오가 오픈채팅방에서 투자 리딩방을 금지한다. 온라인을 통한 불법 리딩방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보다 한걸음 더 나간 조치다. 투자 리딩방을 운영하다 적발되면 모든 카카오 서비스 이용이 영구적으로 제한될 예정이다. 주식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부동산 등 모든 종류의 투자 리딩이 이에 해당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 14일부터 유·무료와 관계 없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활용하는 모든 ‘투자 리딩방’을 금지한다. 카카오가 발표한 유·무료 무관 모든 리딩방 금지는 법보다 강한 제재다. 지난 수년간 각종 불법 리딩방이 메신저·카페·유튜브·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을 통해 번지며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해 온 것이 이번 조치의 배경이다.

카카오는 “유사투자자문과 관련된 오픈채팅 등 모든 그룹채팅방의 생성 자체를 금지하면서 제재 범위를 대폭 강화했다”며 “대가의 수령 여부와는 관계없이 금지행위로 규정해 ‘유료 리딩방’뿐 아니라 ‘무료 주식 리딩방’까지 제재 범위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유명인, 금융기관, 투자회사 직원 등을 사칭하거나 수익 보장 등 광고 문구 사용, 다른 이용자의 리딩방 초대, 스팸 메시지 전송 등도 금지 항목으로 명시했다. 이 정책은 주식 투자 상품뿐 아니라 코인 등 가상자산, 대체불가능토큰(NFT), 부동산 투자 등에도 적용한다.

이용자 신고 등을 통해 금지 행위가 확인되면 신고된 이용자 및 해당 채팅방의 관리자(방장, 부방장 등)는 즉시 카카오톡 내 모든 서비스 이용이 영구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

같은 날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일부 개정안은 투자자문업 등록을 하지 않은 유사투자자문업자는 질의응답 등의 양방향 주식 상담은 하지 못 하고 단방향 채널 영업만 허용한다.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또 소비자의 손실을 보전해주거나 이익을 보장한다고 약정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양방향 채널 형태의 유료 주식리딩방 운영은 정식으로 등록된 투자자문업자에게만 허용된다. 다만 대가성이 없다는 전제가 따른다.

금융감독원은 개정안 시행에 따라 규제환경 변화를 반영, 유사투자자문업자영업실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며, 관계 기관과 상시 소통하며 유사투자자문업체에 대한 합동 영업실태점검 수준을 제고할 계획이다.

한편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7월까지 경찰이 집계한 투자 리딩방 피해 건수는 940건에 달한다. 피해자는 1만명에 육박하고, 피해 액수는 241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근거없는 주식 ‘호재’ 풍문을 담아 스팸 문자메시지 3040만건을 대량 살포한 주식 리딩방 업제 직원이 구속됐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특정 회사의 주가를 띄우기 위해 근거없는 호재성 풍문을 담아 스팸문자를 보냈다. 이들이 취한 부당 이득은 18억원 규모이며 사기에 활용된 기업의 시가총액상의 피해액은 16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재형 기자 [email protected]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