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악재 속 영업익 두 자릿수 증가...부진 사업, 효율화 작업 추진
매일일보 = 이미현 기자 | 국내 '양대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2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네이버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규모 기록했고, 카카오는 사법 리스크 등 악재 속에서도 전년 대비 매출‧영업이익 동반상승했다.
다만 양사의 하반기 사업 전략은 엇갈릴 전망이다. 네이버는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집중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사업을 가속화 하는 반면 카카오는 AI사업을 기준으로 구조조정(효율화) 작업을 진행하며 선택과 집중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 창업주의 사법 리스크에 따른 경영공백을 최소화하는데도 총력을 다한다.
8일 네이버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2조 61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47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증가하면서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업 부문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서치플랫폼 9784억원, 커머스 7190억원, 핀테크 3685억원, 클라우드 1246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사업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다만 콘텐츠의 매출액은 4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소폭 감소했지만, 환율 변동 등 효과를 제거한 동일 환율 기준으로 웹툰의 글로벌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1.1% 성장했다.
네이버는 하반기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핵심 사업의 상품 및 플랫폼의 역량 강화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 데이터, 검색 등 핵심 역량을 접목해 네이버 생태계 내의 파트너사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플랫폼 역량을 강화했고, 수익화 측면에서도 초기 성과를 확인했다"며 ”하반기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나가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서도 최대주주 변동은 없다고 못박으며,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최 대표는 “일본 총무성 행정 지도는 보안 거버넌스에 대한 우려였음이 좀 더 명확화됐다"며 "현재로서는 최대주주 유지를 변동한다든지 라인 컨트롤을 현재 수준에서 축소한다든지에 대한 전략적인 검토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안 거버넌스 가이드라인이 명확해 이를 준수하고, 사업 영역에 시너지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올해 2분기 연결매출이 전년 동기 보다 4% 증가한 2조49억원을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8% 늘어난 1340억원, 영업이익률은 6.7%를 거뒀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플랫폼 부문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9553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 사업의 또 다른 축인 콘텐츠 부문의 2분기 매출은 1조 496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했다.
카카오는 올해를 사업의 개선과 신뢰 회복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창업주 김범수 구속에 따른 사법 리스크를 최소화 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그룹의 핵심 사업을 카카오톡과 AI로 정의했다. 정신아 대표는 “하반기 그 동안의 확장 중심의 경영전략과는 조금 결을 달리하고 카카오의 본질에 더 집중하겠다”면서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그룹 거버넌스 개편 노력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비핵심사업 효율화 방안이 구체화 되면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핵심 사업(AI·카카오톡)과 관련이 없는 비핵심 사업군을 대상으로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서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노사 간 진통도 예상된다.
무엇보다 ‘카카오식 AI 서비스’에 대한 윤곽도 드러났다. 정 대표는 “하반기에는 카카오만의 강점이자,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대화형 플랫폼 형태로 첫 B2C AI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한다”며 “해당 서비스에서도 관계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카카오의 강점이 AI와 결합되도록 구현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카카오가 경쟁사 대비 AI 사업 경쟁력이 뒤처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이를 해소한 것이다. 정 대표는 “올해 하반기 중 CBT를 통해 품질 검증과 개선 작업을 진행한 이후 서비스를 출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