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수요 확대에 주택담보대출 5.6조↑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정부가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지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주택 거래가 늘어나는 가운데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정책자금 대출도 증가하면서 은행권 가계대출이 넉 달 연속 불어났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20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5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3월(-1조7000억원) 1년 만에 뒷걸음쳤다가 4월(+5조원) 반등한 뒤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6월(+5조9000억원)보다 다소 줄었지만 올해 들어 두번째로 높은 증가폭이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82조5000억원)이 5조60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7조3000억원)은 1000억원 감소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증가 배경에 대해 "5월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늘어난 아파트 등 주택매매 거래가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실행으로 이어졌다"며 "대출금리 하락과 지속적 정책대출 공급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전망 관련 질문에는 "6월 서울 아파트 거래 증가세 등으로 미뤄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도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유의해서 금융권 가계대출 행태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책상품 디딤돌 대출의 금리 인상이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실행(9월) 효과에 대해서는 "디딤돌 대출이 5∼7월 꾸준히 늘어났는데, (금리 인상이) 큰 흐름을 바꿀 것 같지는 않다"며 "2단계 스트레스 DSR의 경우도 은행들이 어떤 금리 유형의 대출 상품을 내놓을지, 차주들이 어떻게 선택할지에 따라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지금 효과를 미리 말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지난달 5조3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도 6월(+4조2000억원)보다 커졌다.
주택담보대출이 전월(+6조원)보다 적은 5조4000억원 불어 증가세를 주도했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2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기타 대출 감소 폭은 6월(-1조8000억원)보다 축소됐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에서 가계대출이 5조5000억원 늘었지만, 제2금융권에서 2000억원 뒷걸음쳤다. 제2금융권 가운데 상호금융(-1조2000억원)·보험(-200억원)에서는 줄고 여신전문금융사(+8000억원)·저축은행(+2000억원)에서는 증가했다. . 기업 대출의 경우, 예금은행에서 7월 한 달 7조8000억원(잔액 1304조7000억원) 더 늘었다. 지난 4월(+11조9000억원) 이후 3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 4조4000억원,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가운데 개인사업자의 대출도 8000억원 불었다.
한편 예금은행의 7월 말 수신(예금) 잔액은 2350조4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30조7000억원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