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식품업계가 흡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가운데, 롯데웰푸드가 롯데상사와의 합병을 단행할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롯데상사와의 합병을 검토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합병이 이뤄진다면 연 매출 5조원의 메가 식품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롯데웰푸드는 2022년 롯데푸드와의 합병을 통해 4조 클럽에 진입하며 흡수합병 효과를 누렸다. 2021년의 연간 매출이 2조원을 넘었던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4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두 배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이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 효과가 온전히 반영된 결과다. 두 회사는 중복된 기능과 사업을 통합하고 원자재 공동 구매를 통해 비용을 절감했다. 또한, 포트폴리오도 통합해 생애주기에 걸친 식품으로 재정비하고 식품 신사업 시장 진출을 준비한다.
최근 유통업계는 원가 절감과 생산성 증대를 위해 흡수합병 카드를 꺼내들었다. 계열사 간 경영 효율화는 물론 적극적인 M&A로 외형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경우 기업형 슈퍼마켓(SSM) 이마트에브리데이의 흡수합병 절차를 완료하고 통합 이마트 법인을 완성했다. 매입 규모를 확대해 원가를 낮추는 것은 물론 물류센터 통폐합을 통한 효율성 증대도 가능하다.
현대백화점도 오는 9월 1일을 기일로 자회사 현대쇼핑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현대쇼핑의 자산이 현대백화점으로 유입되면서 재무 구조 개선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원F&B는 온라인 사업부문 자회사인 동원디어푸드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유통 구조가 통합되면서 사업이 재정비될 예정이다.
GS리테일 또한 GS25(편의점), GS더프레시(SSM)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앱, 상품, 퀵커머스 등을 통합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설도 나오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또한 지난해 필리핀펩시 지분을 사들여 종속기업으로 편입시켰다. 올 상반기에는 필리핀 시장에서 탄산 음료가 인기를 끌면서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으로 상반기 매출 2조원을 넘겼다. 필리핀펩시는 현재 롯데칠성 글로벌 부문 총매출의 74%를 책임지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롯데상사와의 합병을 통해 가공 원료의 유통 마진을 줄이고, 수익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상사는 농축수산물과 식품 원료를 생산하는 업체로, 연매출 7000억원 규모다.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롯데웰푸드는 단숨에 5조 클럽에 진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웰푸드는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며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이나 1개월 이내에 재공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법인인 롯데 인디아와 하브모어의 합병 절차도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 이후 통합 법인을 출범하는 동시에 브랜드 입지 강화와 물류 및 생산 거점을 통합할 계획이다. 인도법인은 롯데웰푸드의 해외법인에서 매출 비중 43.7%로 가장 큰 해외법인이다. 롯데인디아의 매출은 262억원, 하브모어는 696억원으로 통합 후 시너지에 따라 연 매출 1조원까지 증대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계 트렌드가 규모의 경제 실현”이라며 “지난 흡수합병으로 큰 시너지를 겪은 롯데웰푸드로서는 롯데상사와의 합병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