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L' AI 기술 한계 극복 카드로 급부상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반도체 업계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자사만의 노하우로 CXL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CXL 시장 개화에 맞춰 여러 업체와 협력, 검증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는 수많은 업체와 제품을 평가하거나 고객 사이트(지역)에 엔지니어를 파견해 구동해보는 활동을 시행 중이다.
CXL은 시스템 내 메모리, 스토리지, 로직 반도체 등 장치별로 서로 다른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해 주는 기술이다. 특히 CXL은 두뇌 격인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반도체를 잇는 도로를 기존 2∼3차선에서 8차선 이상으로 대폭 늘리는 기술로 비유된다.
기존에는 CPU가 지원하는 메모리 인터페이스에 따라 DDR4, DDR5 등 특정한 규격에 맞는 반도체만 사용할 수 있는데, CXL을 사용하면 종류나 용량, 성능과 관계없이 어떤 메모리든 탑재할 수 있게 된다.
고용량 CXL D램을 적용하면 메인 D램과 더불어 서버 한 대당 메모리 용량을 8∼10배 이상 늘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메모리, 스토리지(저장장치), 가속기, 네트워크 등이 CPU와 소통하는 언어가 다르다 보니 CXL 기술은 개발과 양산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시대 도래로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자 대역폭을 넓혀 처리용량을 쉽게 넓힐 수 있는 CXL을 기존 D램의 한계를 극복할 카드로 꼽고 있다.
이처럼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CXL을 삼성전자는 10년 전부터 개발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근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10년간 쌓아온 노하우로 승부를 보겠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5월 세계 최초로 CXL 기반 D램 기술을 개발하고, 2022년에는 업계 최초로 고용량 512GB(기가바이트) CXL D램을 선보였다. 지난해 5월에는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CXL D램을 개발했다며 연내 양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올해 2분기에는 CXL 2.0을 지원하는 256GB CMM-D(CXL D램) 제품도 출시했다.
'CXL Memory Module(메모리 모듈)'의 약자인 CMM은 국제 반도체 표준화 기구 '제덱'의 CXL 기반 메모리 규격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CXL을 CMM으로 통칭하고, 제품 사양과 특성에 따라 뒤에 알파벳을 붙이고 있다. CXL 기반 D램 제품인 CMM-D도 그 일환이며, CMM-B(박스), CMM-DC(D램 컴퓨트), CMM-H(하이브리드) 등의 제품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8년 CXL 시장이 급격하게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은 CXL 시장이 오는 2028년 15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삼성전자는 CXL로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놓친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업체 중 유일한 CXL 컨소시엄 이사회 멤버로 선정돼 CXL 기술의 고도화 및 표준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