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세라는 정부…소상공인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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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세라는 정부…소상공인은 ‘울상’
  • 김혜나 기자
  • 승인 2024.08.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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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5월부터 넉 달째 ‘내수 회복 조짐’ 낙관론
한계 내몰린 소상공인, 폐업공제금 지불금액 급증
서울 은평구의 한 폐업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서울 은평구의 한 폐업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정부의 경기회복 진단에도 고물가 기조는 지속돼, 소상공인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견조한 수출·제조업 호조세에 설비투자 중심의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을 보이며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5월부터 내수 회복에 낙관적인 입장이다.

반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농산물 및 석유류 물가가 오르며 2.6% 상승했다. 집중호우 등 환경적 요소와 유가상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이상기후로 인한 물가 연속상승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 냉면 외식비(1인분 기준)는 지난달 1만1923원으로 3년 전(9577원)보다 24% 올랐다. 삼계탕 가격은 지난 6월 1만60885원에서 지난달 1만7038원으로 0.9%(153원) 올랐다.

고물가가 지속되며 소상공인들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소상공인 2400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소상공인·시장 경기 동향 조사’에 따르면, 8월 전망 경기지수는 56.6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8월(45.4) 이후 가장 낮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자영업자는 572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2000명 줄었다. 6개월 연속 감소세다. 특히 고용원이 없는 ‘나 홀로 사장님’이 감소세를 주도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27만3000명으로 11만명 줄며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4만8000명 늘었다. 소비 부진, 인건비 상승, 고금리 등의 이유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폐업으로 내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폐업을 이유로 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노란우산 공제금은 75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늘었다.

소비 부진은 회복 기미가 불투명한 상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9% 줄며 9분기 연속 감소세다. 여기에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30원으로 책정되며 소상공인들의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된 상태다.

정부가 내수 회복 조짐이 보인다는 낙관론을 내놓는 것과는 대비되는 상황이다.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고금리, 에너지요금 상승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소상공인은 코로나19 당시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내수가 회복될 조짐이 보인다고는 하지만, 당장 경영난에 내몰린 소상공인들은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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