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한 내신 성적 대신 자퇴 선택하는 학생 늘어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입시 위주의 교육 시스템으로 공교육 체계가 무너지면서 수업 중 잠을 자거나, 스스로 학교를 그만 두는 학생의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에 더해 젊은 교사들 역시 무너진 권위를 세우지 못해 학교를 떠나는 실정이다.
19일 교육부가 전국 고교 1~2학년생 4340명과 교사 1211명을 대상으로 지난 2023년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학생들 중 1/4이 넘는 27.3%는 '우리 반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자는 편이다'라는 문항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 중 15.1% 역시 해당 문항에 ‘그렇다’하고 답하는 등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잠을 자는 학생의 수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입시 위주의 수업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의 저조한 참여에 더해, 교사들 역시 교권 실추 등의 이유로 이들을 제대로 훈육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로 풀이된다.
아울러 내신 성적이 입시에 불리하다고 판단해 수능에 집중하고자 학교를 자퇴해 검정고시에 응시하는 학생들의 숫자 역시 늘고 있다.
이날 종로학원이 지난해 전국 고교 2379개 학교의 학업 중단 학생 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학교를 스스로 떠난 학생은 총 2만5792명을 기록했다. 해당 숫자는 전체 학생의 2.0%를 차지해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고등학교 자퇴자는 지난 2021년 2만116명으로 전체 학생 중 1.5%를 차지했고, 2022년에는 1.9%인 2만3980명이 학교를 떠났다. 특히 외고·국제고의 경우 자퇴생은 366명으로 전년 대비 15.5%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자사고 자퇴비중은 11.8% 늘었고, 일반고 역시 11.1% 증가했다.
자퇴 학생의 수가 증가하면서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수능에 참여하는 학생 수도 증가 추세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경기 지역 제2회 고졸 검정고시 지원자는 총 7026명으로 지난해 6256명보다 12.3% 증가했다. 경기지역 고졸 검정고시 지원자(2회 기준)는 △2021년 5153명에서 △2022년 5228명 △지난해 6256명 등으로 최근 4년 동안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학교를 떠나려는 이들은 학생뿐만 아니다. 최근 추락하는 교사의 권위에 적응하지 못한 젊은 교사들 역시 학교를 등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성국 의원실이 교육부에게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퇴직한 10년 차 미만 교사는 576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임용 후 10년 미만의 퇴직 교사 수는 △2020년 448명 △2021년 466명 △2022년 531명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교육계 관계자는 “작년 일어난 '서이초 사태' 이후 정부 당국과 국회에서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경험이 적은 젊은 교사들 사이에서 아이들을 훈육할 마땅한 수단이 없어 교직에 대한 회의감과 좌절감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