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 '건전재정'·'약자복지' 강조
R&D 과제 참여 석·박사에 80~110만 인건비 보장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과 정부는 20일 내년도 예산안에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를 5조5000억원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또 전세사기 피해 주택 매입을 기존 5000호에서 7500호로 확대하고, 최근 논란이 된 전기차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충전기 보급도 9만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예산안 관련 당정협의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당정은 △약자 복지 강화 △경제 활력 제고 △미래 대비 체질 개선 △안전한 사회 등 예산 편성 방향성에 기초해 다각화된 지원 방안을 내놨다.
먼저 소상공인 지원책으론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를 역대 최대 수준인 5조5000억원으로 늘리고, 전통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해 가맹제한업종도 현행 40종에서 28종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키오스크 수수료 반값 할인도 연내 추진하기로 했다. 이커머스와 연계한 유망 소상공인 전용자금 5000억원도 새로 편성하기로 했으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채무조정을 위한 새출발기금 규모는 현행 30조원에서 40조원+알파(α) 수준으로 확대된다.
2명 이상 자녀를 둔 다자녀 가구에 대해서도 혜택을 대폭 확충한다. 현재 전기차에 적용되는 구매보조금 항목을 승합차 등에 확대하는 방안을 국회 심의 과정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또 다자녀 가구의 KTX 교통카드 할인율을 최대 50%까지 확대하는 한편, 다자녀 가정이 KTX·SRT 탑승 시 기존 3인 이상에 적용되던 할인 혜택을 탑승 인원에 관계없이 할인되도록 추진한다.
민생 직결 현안에 대한 대응도 강화한다. 의대 정원 확충과 관련해선 의과대학 내 필수의료 분야 국립대 교수를 3년간 1000명 수준으로 확대하고, 공공 야간심야 약국 지원 개소수를 3배 이상 확대해 야간에도 필요한 약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핵심 과학기술 인력 양성 차원에서 이공계 대학원생 지원도 확대한다. 관련 대통령 장학금을 2배 늘리고 이공계 석사 장학금도 신설한다. 석·박사 연구 장려금은 현행 2배 수준으로 늘린다. 연구·개발(R&D) 과제에 참여하는 이공계 석사에겐 월 80만원, 박사에겐 월 110만원의 인건비를 보장해 안정적인 생활을 가능케 하는 한국형 스탠드도 만든다.
농가 관련해선 수익안정보험을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보험 가입 품목을 확대하고, 정부가 보험료율의 50%를 지원하는 식으로 예산 규모를 늘렸다. 면적 직불금 단가도 2020년 제도 도입 이후 최초로 평균 5%를 인상한다. 동원 미지정 예비군에게도 훈련비를 지급하고, 예비군 향방작계 훈련 시에도 교통비를 주는 등 예비군 지원도 확대한다. 거점 지역을 단지화한 30평대 관사를 확대하고, 격오지 가동 숙소를 확충하는 등 '군 자녀 학업 활동 지원' 대책도 마련했다.
김 의장은 "내년도 예산은 건전재정을 꾀하면서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를 강화하는 부분이 다양하게 반영됐다"며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해 기준 중위소득을 3년 연속 역대 최대의 플러스인 6.42% 인상으로 정부 측에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계급여도 지난 정권 3년간 연평균 인상액이 196만원으로 지난 정권 47만원의 3배를 인상하는 것으로 계획이 돼 있다"며 "특히 한부모 가정 대상 양육비는 선지급제로 도입을 하도록 했다. 20만원 수준으로 지원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전공의에 대한 지원이 아쉽다는 여론이 많은데, 필수 과목 전공의 수련비용을 지원하고 수당 지원 대상을 필수 과목 중심으로 대폭 확대하겠다"며 "청년주택청약통장 가입자의 청약 당첨 시 저리 청년주택드림대출을 제공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지난 문재인 정부의 폭주로 재정 여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경제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도 약자 복지를 역대 최대로 강화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회복을 선도하는 건전재정 역할에 최대한 역점을 뒀다"며 "거대 야당 민주당이 국민 혈세를 자신들 쌈짓돈처럼 인식하면서 일시적 현금 살포에 재정을 낭비하려 드는 방식과는 달리 (우리는) 책임 여당으로서 시급한 현안 대처 예산 등을 반영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참석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내년도 예산안은 정부가 많은 고심을 하면서 건전재정 기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국민을 위해 반드시 살펴야 할 부분들을 세심하게 고려해 편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는 당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 내년도 예산안 편성 작업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국무회의를 거쳐 오는 9월 2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향후 국회 심의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