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치료제도, 의료인도 없네”… 의료공백 최악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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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치료제도, 의료인도 없네”… 의료공백 최악 치닫나
  • 이용 기자
  • 승인 2024.08.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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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코로나19 치료제 26만명분 추가 구매… 의료현장선 치료제 부족 호소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호흡기센터 진료실 앞에 코로나19 발생 증가에 따라 마스크 착용을 부탁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올 여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료현장에 치료제와 의료 인력이 모두 부족해 국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 26만2000명분을 추가 구매하기 위한 예비비 3268억원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글로벌 제약사와 협의를 통해 이미 지난 15일부터 약 6만명분의 치료제가 도입돼 지역 현장에 배포됐으며, 오는 26일엔 17만7000명분을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다음주 약국 등에 여유분까지 추가 공급이 가능해 공급 문제는 안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매주 2배 가량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관련 치료제 사용량도 지난 1달간 40배 이상 급증했다. 엔데믹 이후 확진자가 줄면서 약국들이 치료제를 구비해 두지 않았던 만큼, 일선 약국에선 치료제가 모자란 상황이다.

정부가 구매한 치료제 추가 구매분이 감염병 확산세에 부족하단 우려가 나온다. 홍정익 질병관리청 감염병정책국장은 최근 "월말에는 작년 최고 유행 수준인 주당 35만명까지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가 공급할 치료제 물량 대비 9만명 가량의 확진자가 더 발생하는 셈이다.

서울 중구 약사는 “질병 수위에 따라 모든 확진자에게 치료제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확진자가 매주 증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치료제 비축량은 감염자 수보다 늘 많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여름철 코로나19 유행이 우려할 수준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큰 문제 없이 이겨 낼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현재 변이 비중이 가장 높은 KP.3에 대한 국내외 기관 분석에 따르면 중증도와 치명률이 이전 코로나19 변이와 큰 차이가 없다”며 “현재 유행 상황은 지난 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위기 상황이 아닌 코로나19가 엔데믹화 되는 과정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층의 치명률이 높기에, 고령자와 중증자를 집중 관리하면 방역체계가 안정될 수 있단 설명이다. 감염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65세 이상이 전체 입원환자 수(1만3769명)의 65.4%(9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치료제 추가 구매분도 10월까지 고위험군에게 먼저 공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고령자나 위험군으로 분류되지 않은 이상, 일반 환자는 당분간 치료제를 구하기 힘들 수 있다. 당국은 10월 이후부터는 일반의료체계 내에서 치료제가 공급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치료제와 더불어, 환자를 돌볼 의료인마저 의료현장에 부족한 형국이다. 의대증원 정책에 반대하며 병원을 사직한 전공의들은 여전히 의료현장 복귀를 거부하며, 사실상 코로나19 재유행에 침묵하는 중이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오늘(21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서울 마포구 광역수사단 청사로 불러 조사에 나섰다. 해당 조사는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들이 전공의 집단사직을 부추긴 혐의를 입증하기 위함이다.

박 위원장은 "전공의 선생님들 개개인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의협 사주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자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당당히 임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이어가겠단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감염병 유행이 한창인 현재도 정부를 향해 의대증원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또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박민수 복지부 차관, 이주호 교육부 장관, 오석환 교육부 차관 등을 ‘의료 농단과 교육 농단 5적’으로 규정하며 경질을 촉구했다.

그동안 의사 대신 의료현장을 지키던 보건의료 종사자들도 병원 측에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제 몫 챙기기’에 나섰다.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병원 측에 임금 총액 6.4% 인상, 인력충원, 비정규직 처우개선 등을 요구했다. 합의가 불발될 경우 23일까지 지부별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29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정 갈등 여파로 경영이 어려워진 병원 입장에선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병원이 추가 진료 축소에 나서거나 폐업에 이를 경우, 국내 응급실 역량이 대폭 감소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이비인후과 의료인은 “최근 보건당국 및 의료 단체 발표문을 살펴보면, 다들 본인 이권과 관련된 내용이더라”라며 “확산세가 이달 멈출 수도 있지만,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 지금 각 단체는 애써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모른척 하는데, 만약 사태가 심각해지면 반드시 국민들에게 책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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