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광복회' 겨냥 독립 공법 단체 추가 지정 검토
민주 "친일 행각 제동에 명백한 보복" 비판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퇴임을 앞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방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석열 정부의 '친일 논란'에 기름을 부을 전망이다. '뉴라이트 역사관' 독립기념관장 임명과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 발언, 광복회를 겨냥한 독립운동 공법 단체 추가 지정 움직임까지 나오면서 파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에 야당은 "광복회를 탄압하는 모습에서 친일 앞잡이들이 떠오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2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다음달 퇴임을 앞둔 기시다 일본 총리의 방한과 관련, 한일 양국이 논의 중인 것을 전해졌다. NHK와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언론들도 9월 6일부터 1박 2일로 방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윤 대통령이 한일 간 셔틀 외교 차원에서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시다 총리의 방한은 최근 광복절 전후로 불거진 '친일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이미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한일 양국이 합의한 '조선인 강제 동원' 표기 누락,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이 불거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 발언 등 정부의 친일 행보 비판이 고조된 상태다.
여기에 정부가 광복회 외 독립 분야 공법 단체를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결정된 바 없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야당은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가를 탄압하고 일제를 칭송했던 친일 앞잡이들이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보훈부가 감사의 칼을 만지작 거리는가 하면, 대통령실은 광복회에 대한 돈줄을 죄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며 "광복회를 향해 감사의 칼을 휘두르고 돈줄을 죄겠다니 제정신인가"라고 맹비난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독립 분야 유일한 공법 단체인 광복회의 위상을 흔들고 예산을 줄이겠다는 뜻이 아니고 무엇이겠나"라며 "광복회가 윤 정부의 친일 행각을 질타하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에 대한 명백한 보복"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중일마(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 같은 헛소리를 하고 있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실세인 정권이라 건강한 비판, 합리적인 지적이 통할 리 없다"며 "대통령실이 추진하는 독립 공법 단체 추가 지정 어림없다. 법률 개정 없이 불가능하다. 국회 문턱도 넘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