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검찰식' 정책 시행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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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검찰식' 정책 시행의 위험성
  • 조현정 기자
  • 승인 2024.08.2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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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정치경제부 차장
조현정 정경부 차장

경제가 '위기'라고 하는데 정부의 태도는 시원찮다. 건전 재정을 외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관리 수지 적자는 100조원에 이른다. 세수 추계 실패와 경제 상황 악화로 정부의 재정 건전성은 더욱 악화돼 가고 있다. 여기에 지속적인 감세 정책으로 인해 법인세 등 세수도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건전 재정을 이유로 경기 부양에 소극적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금리 인상에 소극적으로 정책을 적용해 집값은 계속 오르고 경기 하강기임에도 불구하고 가계 부채로 금리 인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영업은 매출 감소 및 물가 상승으로 어려워지고 수입 기업은 환율로 인한 고통 속에 있으며 소수의 수출 기업만이 조금 나은 성과를 보이는 데 그치고 있다.

국내외 정치도 머리 아픈 일들 뿐이다. 야당과의 협치는 사라진 지 오래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무한 반복될 태세다.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지, 대학민국 국민의 마음이 아닌 세상이 됐다. 독립기념일에 독립유공자들이 보이지 않는 광복절 기념식을 지켜봐야 하는 세상이다. 독도 수호 훈련은 여전히 비공개고, 지하철역사나 정부 관공서의 독도 조형물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철거되고 있다.

일각에서 '무정부 상태'가 아니냐는 자조적인 발언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된다. 도대체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확실한 것은 상황에 부합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의사에 따라서, 적절성 여부와 무관하게 정책이 집행되고 있다는 생각이 뒤이어 일어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처럼 정부 정책은 결론이 정해진 채로 집행되고 있다. 정해진 결론에 짜맞춰야 하니 유연성이나 효율성 등은 살펴볼 수 없다. 이러한 모습도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인데, 바로 검찰 수사다.

검찰의 할 일은 과거의 일을 검토해 죄가 되는지 살펴보고 다양한 사실 관계를 적용해 본 뒤 법원에 죄를 물어 달라고 청구하는 것이 핵심이다. 수사 방향이 정해져 있고, 정해진 방향을 향해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이 이렇게 정해진 결론을 향해서만 나아가면 곤란해진다. 정책이란 과거가 아닌 미래를 준비해야 하고 아직 지나가지 않은 길을 지나가야 하는 과정이므로 방향을 정하더라도 그 방향이 수정되거나 중단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과정은 여야 협의와 타협으로 이뤄진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추진하고, 다수가 지지하는 정책이라도 의견 수렴을 통한 논의는 필수적이다.

지금의 정부는 검사가 수사를 하는 것과 같은 형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확실한 심증을 가지고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일방통행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작금의 여러 혼란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야당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국가 세력'이라는 섬뜩한 말로 윽박지르고 있다.

이제라도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지난 3년의 모습을 보면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다만 이번 정부에게서 미래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현재를 붕괴시키지는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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