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까지 주민설명회 후 오는 11월 관련 계획 고시 방침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정부가 기후위기를 대응하는 댐 건설을 위해 기존 댐 관련 합의기구를 해체하는 등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전망이다. 다만 절차 간소화에 따른 졸속행정 우려도 나오고 있다.
26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댐건설관리법상 '댐 사전검토협의회'를 폐지하고, 국가물관리위원회 소속을 대통령에서 국무총리로 변경하는 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댐 사전검토협의회는 댐의 필요여부와 수자원 확보 및 홍수·가뭄 대응을 위한 다른 대안을 확인하고, 지역사회 수용 등을 검토해 사업 추진 여부를 담은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하는 자문기구다. 해당 협의회는 법령을 통해 관계 공무원과 전문가, 지역주민은 물론 시민단체 위원을 추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환경부는 2021년 6월 댐건설관리법이 개정되면서 댐 건설에 관한 계획은 지역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하천 유역 계획에 반영하고 있어 주민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사전 절차로 △지역수자원위원회의 자문 △국가물관리위원회 부합성 심사 △국가수자원위원회 심의 등을 거치는데, 해당 과정이 사전검토협의회와 중복되기 때문에 이를 해소한다는 이유다. 또 2016년 댐건설관리법에 의해 규정될 당시 사전검토위원회 의무가 아니라 재량 규정이었다는 것도 위원회 해소의 근거로 꼽힌다.
특히 최근 늘어나고 있는 물 수요를 충족시키고,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에 대응하려면 댐 건설을 신속히 처리해야 하지만, 댐 건설 자체가 10년 이상도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사안의 긴급성을 고려해 사업을 서둘러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환경부가 댐 신설 과정이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졸속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댐 사전검토협의회를 폐지하고 졸속으로 댐 건설을 추진한다면 환경정책이 근본적으로 후퇴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댐 건설에 주민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제도개선이 시급하며,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는 무리한 계획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환경부가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현황 자료에 따르면 물관리일원화 이후 국가물관리기본계획과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을 수립·추진하는 중이며, 필요할 경우 댐 사전검토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환경부가 이번에 발표한 후보군에는 강원 양구군 수입천과 충북 단양군 단양천 등 지자체가 건설을 건의하지 않은 곳이 포함되면서 지역사회의 반대 역시 예상된다.
환경부는 이달까지 각 지역의 주민설명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오는 11월까지 국가물관리위 심의 등 후속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이후 11월 중 댐 건설 부지를 확정해 이를 반영한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을 고시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