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일방통행 인사 난맥상 '결정판'…김용현 채상병·용산이전 '관심'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임명과 MBC 최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강행이 결과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인사 난맥상을 고스란히 부각시킨 사례로 떠올랐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취임 첫날 야당의 탄핵 경고를 무시하고 곧바로 방문진 이사 선임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지난 26일 법원이 이를 막아서면서 방통위 자체가 철저히 무력화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의 충암고 선배인 현 경호처장 김용현 국방장관 후보, 강경 기독교 보수 인사인 인권위원회 안창호 후보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만큼 이들 후보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서울행정법원은 방문진의 신임 이사 임명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2인 체제' 방통위가 임명한 방문진 이사 6명은 임명처분 취소를 다루는 본안 사건 1심 선고가 나올 때까지 임기를 시작할 수 없게 된다.
현재 방문진 이사진은 여야 3대 6 구도로 선고가 나오기 전까지 방문진을 통한 'MBC 경영진 교체'는 불가한 상황이 됐다. 경영진 교체를 통한 'MBC 정상화'는 이 위원장의 방통위원장 업무상 최대 목표로 이사진 교체 결정 직후 야당으로부터 탄핵소추가 이뤄진 상황이다.
법원은 집행정지 신청 인용 사유로 "단지 2인의 위원으로 방통위에 부여된 중요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것은 방통위법이 추구하는 입법 목적을 저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문진 이사와 같은 날 방통위 의결로 추천이 이뤄진 KBS 7인은 물론 방통위 2인 체제의 시작인 지난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당시 의결된 YTN 매각도 상당한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민주당 등 야권이 지난 2일 이진숙 위원장 탄핵안을 가결할 당시 핵심 사유도 "대통령이 임명한 2명의 상임위원(방통위원장 포함)만으로 공영방송 임원 임명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즉 이번 행정법원의 판단이 이진숙 위원장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심판 자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26일 인사청문회를 마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의 임명을 기다리는 가운데 오는 2일은 김용현 국방부장관 후보, 3일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의 경우 문민정부 이후 이례적으로 경호처장에서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된 케이스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이전TF 소속으로 현재 용산 대통령실로의 이전을 주도한 인사다.
또한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인수위 당시부터 국방안보 분야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수사과정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실 경호처 사이에서 수차례 통화가 이뤄지기도 했다. 채 상병 사건과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는 "정치선동에 불과하다"는 게 김 후보측 입장이다.
안창호 인권위원장 후보는 검사 출신으로 헌법재판관을 지냈다. 인권위원회의 후보추천위원회 면접심사를 거치지 않고 지명된 점이 최근 드러나기도 했다. 이는 추천위가 가동된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차별금지법에 대해 "성범죄 증가와 공산주의 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내 인권위원회의 기본 역할과 맞지 않는 인사라는 비판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