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 반대...알뜰폰 사업자에 ‘우산 역할’ 이어져야
매일일보 = 이미현 기자 | 단통법 폐지와 함께 완전자급제 등 가계 통신비 인하 방안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인 가운데 알뜰폰 시장 활성화 방안이 실질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알뜰폰 업계는 단통법 폐지를 반대하는 한편 완전자급제 도입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알뜰폰 시장이 성장한데는 단통법이 우산 역할을 해줬다는 게 이유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조만간 알뜰폰 업계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임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도 알뜰폰 사업자의 경쟁력 강화를 가계 통신비 인하 카드로 뽑은 상황이다. 활성화 방안에서는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망도매대가 의무 연장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추진 △중소 알뜰폰 사업자 보호를 위한 금융권 알뜰폰 규제 △자체 설비를 보유한 알뜰폰 육성 등 여러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알뜰폰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6월 무선 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회선(기타 및 사물인터넷 회선 제외)은 지난 6월 말 기준 929만6636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과 비교해 120만여명이 뛰어오른 수치다. 시장점유율도 14%에서 16%로 증가했다.
하지만 알뜰폰 업계는 단통법이 폐지될 경우, 통신사와 알뜰폰 사업자 간 경쟁이 불가피해 시장이 다시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이 알뜰폰 업계가 성장하는 우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통법이 생겨난 이후 통신3사 간 보조금 과열 양상이 줄어들며 시장 경쟁을 많이 쿨 다운시켰고, 자급제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알뜰폰 업계의 상황이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단통법이 폐지되면 보조금 출혈경쟁이 생겨 소비자 차별이 확대돼 소위 호갱이 생길 가능성도 크고, 덩달아 알뜰폰 소비자들이 떠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알뜰폰 업계는 단통법 폐지 보다 완전 자급제가 시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완전 자급제가 도입돼 활성화 되면 최저 단말기와 최저 요금제 조합을 찾는 소비자들이 생겨 자연스럽게 알뜰폰 시장이 지금 보다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해선 완전 자급제가 가장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고가 단말기와 고가 요금제 결합 등으로 소비자를 들었다 놨다 하는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알뜰폰 업계는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 방안에 도매대가 경감 등 구체적인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기부가 망도매제공 의무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알뜰폰 망도매대가 인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현행법상 정부와 SK텔레콤의 마지막 망도매대가 협상이기 때문에 RS(수익배분 방식) 도매대가 인하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