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정숙도‧주행 만족감 ‘고공비행’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르노코리아가 4년 만에 선보인 신차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이하 그랑 콜레오스)'에 세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차는 프렌치 감성이 돋보이는 도심형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표방한다. 공을 잔뜩 들인 그랑 콜레오스는 특정 브랜드가 장악하다시피 한 거리의 풍광을 얼마나 바꿔놓을 수 있을까.
지난 28일 그랑 콜레오스의 매력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부산행 비행기를 탔다. 시승 코스는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거제-통영-거제를 이동하는 구간으로 총 169km에 달했다. 고속도로와 와인딩, 도심 구간이 적절히 섞여 차량 테스트에 유용했다.
우선 차량 전면부에 가까이 다가가니 프런트 그릴에서 현대적인 프랑스 감성이 물씬 풍겼다. 마름모 형상의 '로장주' 엠블럼과 이를 닮은 시그니처 패턴이 화려한 인상을 줬다.
측면부는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과감한 캐릭터 라인이 돋보였다. 완만하게 내려오다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은 차량의 역동성을 살렸다. 후면부는 전면과 측면에 비해 임팩트가 약했다. 화려한 전면부와 균형감을 잡기 위해 단정하게 마무리한 느낌이다.
실내에 들어서니 대형 디스플레이와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한땀 한땀 정성껏 수놓은 듯한 스티치 디자인도 매력적이다. 마냥 차갑지만 않게, 편안하고 안정감 있는 내부 분위기를 연출해줬다.
특히 그랑 콜레오스는 동승석 디스플레이까지 마련된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는 국내 브랜드 최초다. 총 3개의 12.3인치 대형 스크린을 갖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누릴 수 있는 구조다. 참고로 교통안전 법규상 운전석에선 동승석 디스플레이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회사 측은 "그랑 콜레오스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음악 스트리밍, 웹 브라우징 등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5G 데이터를 5년 무상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 넉넉한 2열 공간은 패밀리SUV로서 자격이 충분함을 보여줬다. 휠베이스(축간거리)는 2820mm로, 2열 무릎공간과 머리공간에 모두 주먹이 2개가량 여유 있게 들어가는 수준이다.
주행을 시작하니 이 차의 진가가 나왔다. 전기차에 가까운 정숙성을 구현하면서 부드러운 주행감으로 만족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꼼꼼한 흡음재 사용과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뿐 아니라 엔진 소음이 쾌적한 주행에 알맞게 잘 제어되고 있다고 느꼈다. 245ps의 시스템 출력도 시원시원한 질주에 기여했다.
세부적으로 시승차는 변속 이질감과 와인딩 구간의 쏠림 현상을 최소화해 흡사 프리미엄 수입차를 타는 기분이 들었다. 살짝 단단한 하체에서 오는 안정감과 말랑말랑하되 낭창거리지 않은 적절한 감도의 페달도 호쾌한 주행을 도왔다. 브레이크 페달의 민감도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4단계로 나눠진 회생제동 강도를 적절히 사용하면 다채로운 주행 경험이 가능하다.
이러한 경험을 구현해주는 '심장'은 르노가 자랑하는 'E-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출력 100kW의 구동 전기 모터와 발전 기능을 겸하는 고전압 스타트 모터(출력 60kW)로 이뤄진 듀얼 모터 시스템을 4기통 1.5L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과 결합한 방식이다. 이로써 도심 구간에서 전체 주행 거리의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로 운행이 가능하다. 전기차 같은 빠른 응답성과 반응성, 부드러운 변속 등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이유다. 복합 공인 연비 15.7km/ℓ에 달한다(19인치 타이어 기준).
시승을 마친 뒤 그랑 콜레오스는 차량 오너와 탑승자가 실제로 어떤 부분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지 고민과 노력을 거듭한 차라고 생각됐다. 잘 갈고 닦은 작품처럼 말이다. 프렌치 감성이 한국적으로 잘 승화된 '명차'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랑 콜레오스의 판매 시작가는 3495만원이고, 최상위 트림인 에스프리 알핀의 풀옵션 모델은 4567만원이다.
좌우명 :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