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황기연 기자 | 광양시는 해양수산부, 전라남도 국도비 보조금을 지원받아 건립한 광양수산물유통센터가 지난해 12월 개장 이후 전남 동부권 수산 유통 거점 단지와 시민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만선의 꿈’이라는 주제로, 가득 잡은 물고기를 싣고 입항하는 배의 형상을 띈 광양수산물유통센터는 주요 수산물 산지에서 거리가 있는 광양시의 지리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특색있는 독자적 시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수산물 유통시설과 더불어 다양한 편의시설과 문화행사 공간이 마련된 시민복합문화센터로 건립됐다.
광양수산물유통센터는 소상인들이 여럿 입점해 운영되는 다른 지역의 유통센터와 차이가 있다. 광양시는「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산물 도매시장’을 개설했으며 지정한 1명의 시장도매인이 유통시설 전반을 운영하도록 했다.
개설자인 지자체가 지정한 시장도매인은 산지 출하자의 수산물 매매를 중개하거나 직접 매수를 통해 중소 상인에게 도매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운영한다. 거래 과정에서 가격 조정이 가능해 경매제에 비해 공급가격이 안정적이며 유통단계를 축소해 최종 소비자에게 가격 측면에서 혜택이 돌아간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도매인제는 유통과정, 가격안정 측면에서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해 전국에서 소수의 지자체만 도입한 어려운 제도임에도 광양시는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품질 좋은 수산물을 제공하기 위해 시장도매인제를 선택해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시장도매인으로 지정된 업체는 지역주민 15명을 고용해 유통센터를 운영 중이다. 운영 경험 부족으로 개장 초기 수산물 유통․판매가 미흡한 측면이 있었으나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는 부분을 개선해 현재는 높은 품질의 수산물이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공급되는데 목적을 두고 친절하고 신속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광양수산물유통센터 내 도매시장 판매 품목 중 킹크랩, 랍스터, 대게 등 일부 특화 품목은 시중 가격과 비교했을 때 20~30%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활어 등 다른 품목들도 소매가격이 10~15% 낮게 형성돼 있어 가격경쟁력이 있다.
개설자인 광양시 또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같은 해양오염으로부터 먹거리 안전을 지키기 위해 분기별 다량 출하 품목에 대해 중금속 및 방사능 안전성을 검사하는 등 노력을 다하고 있다.
유통되는 품목들의 높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 보장된 안전성과 품질을 시민들이 인식하고 인근 중소상인과 도매거래가 활성화되면 전남 동부권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광양수산물유통센터가 가진 잠재력에 비해 현재 객관적인 운영 실적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현재 유통센터 내 편의시설 9개소 중 8개소가 아직 입점이 되지 않아 편의시설과 연계를 통한 센터의 전반적인 활성화는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개장한 지 8개월 남짓한 시간이 흐른 현재 시점에서 센터의 미래를 가늠하기에는 시기가 이르지만, 지역의 발전을 목적으로 건립된 시설인 만큼 활성화를 위해 유통센터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과 응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게 광양시의 입장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수산물 유통시설로만 인식되는 유통센터의 이미지가 문화가 공존하는 장소로 전환될 수 있도록 유휴공간을 활용한 문화행사 등을 개최할 방침이다”라며 “센터 입점을 독려하기 위해 관내로 제한되어 있던 편의시설 입찰의 범위를 전라남도부터 전국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지역 제한으로 참여하지 못했던 역량 있는 개인과 단체가 입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내외적 경기침체 여파로 개장 초기 운영이 어려운 시점이나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다각적인 해결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어 유통센터 설립 목적을 달성하고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길 바라며 향후 지역 경제 활성화 시설로서의 부상을 위해 힘쓰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