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사회적 대화기구·개헌투표 촉구
22대 국회가 6월 임시회로 본격적인 회기가 시작된 지 3개월여 만에 개원식을 열었다. 21대 국회(7월 16일) 지각 개원 기록을 갈아치운 역대 가장 늦은 개원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예고대로 끝내 불참했다. 야당 우위의 국회가 '정상화' 돼야 한다는 이유다. 대통령의 불참도 1987년 민주화로 3권분립 체계가 자리잡은 이후 처음이다. 22대 국회가 시작부터 '불통'으로 오명을 뒤집어 쓴 셈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2일 정기국회 개회를 겸한 22대 국회 개원을 선포했다. 우 의장은 "국회도, 정부도 제일 앞자리는 민심이다. 민심에 가장 닿아있는 국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불참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다.
그는 "민심의 목소리를 입법에 반영하고 정부에 전할 책임이 국회에 있다"며 "22대 국회의 임무를 정하는 것은 22대 국회를 구성한 민심이고, 22대 국회는 그에 따라 입법부로서 책무를 분명히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우 의장은 22대 국회 주요 과제로 △민생 끌어안기 △개헌 등 묵은 과제 해결 △기후위기·인구위기 대응 등을 꼽았다. 특히 민생과 관련해선 최근 국민적 불안감이 고조되는 의료대란을 꼽았다.
우 의장은 의료대란에 대한 사회적 대화기구 구축하자며 "여야 정당의 대표들이 논의를 시작한 것을 환영한다. 정부, 여야 정당, 의료 관계인, 환자와 피해자가 한자리에 모여 작심하고 해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 임기 내 개헌 투표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우 의장은 "개헌의 폭과 적용 시기는 열어놓되 개헌 국민투표는 늦어도 내후년 지방선거까지는 이뤄져야 한다"며 "대통령께도 다시 한 번 개헌 관련 대화를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기국회 회기는 이날부터 오는 12월 10일까지 100일간이다. 오는 4일, 5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이후 9~14일 정치, 외교·통일·안보, 경제, 교육·사회·문화 분야에 대한 대정부질문이 각각 이어진다.
국정감사는 내달 7일~25일 열린다. 본회의의 경우 26일에 개최되며 방송 4법,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노란봉투법 등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에 대한 재의결이 이뤄진다.
한편 윤 대통령의 불참에 대해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여야 갈등이 격심할 때라도 역대 대통령은 국회 개원식에 어김없이 참석했다"며 "초당적 협력으로 국민 통합을 바란다며 연설하더니 자기 말을 또 자기 행동으로 어겼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