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심우정 인사청문회···野, 뉴라이트 의혹·자료 제출 부실 '맹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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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심우정 인사청문회···野, 뉴라이트 의혹·자료 제출 부실 '맹폭'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9.03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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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인권위원장·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동시 개최
안창호 "차별금지법 반대···건국 완성 시점 의견 갈려"
심우정 "김건희 오빠 몰라···동생 이해충돌 시 조치"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왼쪽)과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왼쪽)와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와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3일 동시에 열린 가운데, 야당은 이들에 대한 '송곳 검증'에 나섰다. 안 후보자를 향해선 뉴라이트 의혹과 차별금지법 등에 대한 인권위원장으로서의 견해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심 후보자의 경우 요청한 자료 중 약 30%에 불과한 자료만 제출한 점을 야당이 지적하는 과정에서 청문회가 파행을 겪기도 했다.

◆ 野, 안창호 종교 색채·편향 사상 집중공략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자신의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안 후보자는 시작부터 야당 의원들의 맹공세에 직면했다. 안 후보자는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진화론과 창조론을 동등하게 가르쳐야 한다'는 취지로 답변하는가 하면, "학생들의 성교육은 부모가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교육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편향적 사상'을 가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자신의 저서에서 건국 시점을 1948년으로 기술한 사실이 알려지며 뉴라이트 의혹도 받는 상황이었다.

서미화 민주당 의원은 안 후보자에게 "대한민국 건국은 1919년이냐, 1948년이냐"고 물었는데, 안 후보자는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을 대한민국 건국의 시작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건국의 완성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안 후보자가 저서에 기술한 내용을 언급하며 "차별금지법이 공산주의 혁명에 이용될 우려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안 후보자는 "많은 분들이 그런 생각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공산주의 혁명에) 이용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한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그런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이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고 질문하자, 안 후보자는 "지금 형태로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신 의원은 "지금까지 인권위가 평등법 제정을 위해 2006년부터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며 "인권위 기존 활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물었다. 안 후보자는 "많은 국민들이 (평등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다"고 했는데, 유관 조사나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인권위원장으로서 안 후보자가 지녀야 할 인식에 대해 질의했다. 윤 의원은 과거 윤 대통령의 '건폭 근절' 발언을 거론하며 "이 발언에 대해 후보자의 시선에서 어떻게 바라보았느냐"고 물었다. 안 후보자가 제대로 답벼하지 못하자 윤 의원은 "정말 비겁하다"며 "인권위는 독립기관이다. 대통령이 반인권적 발언을 하면 (이를 저지할) 답을 해야 할 의무와 책무가 있다"고 질타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안 후보자가 지닌 종교적 색채와 보수 편향적 시각을 문제 삼으며 "인권위원장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종교인이거나 법조인일 때는 (지금까지 언급한) 소신을 말해도 상관없다. (그런데) 인권위원장 후보자다"라며 "인권위원장은 인권적 측면에서 어떻게 하면 소수자 인권을 가장 보호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마지노선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후보자는 그 자격이 안 돼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장식 의원도 "안 후보자는 정교분리가 안 돼 있는 것 같다.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인권위의 평등법 제정 활동 사이에 간극이 있는 것 같다"며 "인권위원장으로서 요구받는 직무와 개인의 신념이 부딪힐 때는 저는 본인이 (인권위원장직을) 고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사실상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 심우정 "김건희 오빠, 연락처도 모르는 사이"

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도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렸다. 다만 심 후보자 청문회는 야당 의원들이 후보자의 '자료 제출 거부'를 문제 삼으면서 초반부터 난항을 겪었다.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후보자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요청한 자료 377건 중 무려 70%에 달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인사청문회법 자체를 지키고 있지 않다는 점에 굉장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 장인 사망 후 2년 만에 20억원을 추가로 상속받은 경위, 배우자의 출입국 기록과 주식거래 내역, 자녀의 장학금 내역과 학교폭력 가해 여부 등의 자료를 요구했지만, 심 후보자가 이들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배우자의 부친이 사망한 지 2년 후에 현금 30억원이 뭉칫돈으로 나왔는데 어느 캐비넷에서 나왔는지에 대한 자료를 안 내고 있다"며 "(추가 상속받은) 20억원에 무슨 불법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자료 제출 거부가 계속되면 후보자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인사청문회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최대한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가족의 예민한 사생활 부분에 대해서는 제출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할 때 본인이 아닌 가족이나 자녀 관련 자료는 특별한 의혹이 제기되지 않는 한 (여야가) 서로 양해해 왔다"며 "인사청문회법 등을 따져보면 자료 미제출이 일방적으로 위법이라고 단정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심 후보자를 옹호했다.

야당이 심 후보자의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의사진행발언을 이어가면서 청문회는 본질의에 돌입하지 못하고 시작한 지 50분도 안 돼 정회됐다. 이후 심 후보자가 가족의 출신 학교, 자녀의 장학금 내역·학교폭력 가해 여부, 인천지검장 재직 당시 마약 사건 수사 자료 등을 제출하겠다고 하면서 40분 만에 속개됐다.

청문회가 본궤도에 오르자, 심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관련 질의가 쏟아졌다. 심 후보자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오빠와의 인연이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이고, 서로 연락한 일도 없고 연락처도 모르는 사이"라고 답했다. 심 후보자는 김 여사 오빠와 휘문고 동문으로 알려졌는데, 심 후보자는 "저도 최근에 알았다"고 했다.

심 후보자는 카카오그룹에 영입된 친동생 심우찬 변호사의 이해충돌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카카오 관련 사건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면서도 "동생은 현재 카카오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사건과는 관련이 없는 감사 업무 담당 부서에 있다"고 강조했다.

심 변호사는 올해 5월 카카오의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책임경영위원으로 영입됐다. 이에 심 후보자가 검찰총장에 취임할 경우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사건의 공소 유지를 총괄하게 돼 이해충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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