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윤성수 기자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설문조사 결과, 20‧30대 교사 10명 중 9명은 월급 때문에 이직을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열악해지는 처우로 교직 기피‧이탈이 심화되고 불만이 높아지는 가운데 교총은 3일 오후 4시 인사혁신처 앞에서 교원 처우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했다.
교총은 지난달 8일~27일까지 전국 유‧초‧중‧고 20‧30대 교사 4,603명이 참여한 ‘월급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월급에 만족하느냐’는 문항에 ‘매우 불만족’ 응답이 65.0%에 달했다. 불만족(27.9%) 답변과 합하면 92.9%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월급 때문에 이직을 고민한 적 있느냐’는 물음에는 86.0%나 ‘고민한 적 있다’고 답했다.
또한 최근 공무원보수위원회가 제시한 보수인상률(5급 이상 2.5%, 6급 이하 3.3%)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은 1.1%에 불과했다. ‘물가인상률(7.2%) 이상 인상돼야 한다’는 의견이 55.7%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적어도 10% 이상 인상돼야 한다’(31.5%), ‘적어도 5% 이상 인상돼야 한다’(11.7%) 순으로 나타났다. 7.2% 이상 인상돼야 한다고 답변한 2030 교사가 10명 중 9명(55.7%+31.5%)인 셈이다.
교총은 “공무원노조, 정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공무원보수위가 합의‧권고한 안에 대해 거의 모든 2030 젊은 교사들이 실망과 불만을 표출한 결과”라며 “그나마도 기재부는 권고안보다 더 낮아진 공무원 보수 3% 인상 내용의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해 반발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3년간 보수 인상률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보수 인상률은 마이너스 7.2퍼센트”라며 “그런 의미에서 최소한 7.2퍼센트 이상 인상돼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이고, 실질적인 보수 인상 효과가 있으려면 최소 10퍼센트 이상 인상돼야 한다는 요구도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공무원(혹은 사학) 연금에 대한 인식을 물은 데 대해서는 ‘기대할 수준이 되지 못한다’는 응답이 거의 대다수인 93.9%에 달했다. ‘퇴직 후 기댈 수 있는 정도는 된다고 본다’는 답변은 3.3%에 그쳤다. 되풀이되는 공무원 연금 개편으로 특히 젊은 교사일수록 ‘더 내고, 덜 받고, 늦게 받는’ 구조가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교총은 “연금 메리트가 희석되고 고통 ‘분담’이 아닌 ‘전담’ 차원의 1%대 보수 인상이 거듭되면서 젊은 교사들 사이에서 교직에 대한 회의와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실제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년 차 미만 교사 퇴직자 수는 576명으로 5년 내 최고치이고, 지난해 교대 자퇴생은 621명으로 4년 만에 3배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기재부의 내년도 3% 보수 인상안으로 교직 기피, 교직 이탈을 어떻게 막겠다는 건지 납득할 수 없다”며 “교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근무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보수 인상 등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설문조사에서도 2030 교사들은 교직 이탈 예방과 우수 교원 확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확실한 처우 개선’(53.9%)을 1순위로 꼽았다. 현 공무원보수위원회가 교원 참여를 배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교원 대표가 참여하는 교원보수위원회를 신설하는 것에 대해서는 95.0%가 찬성했다.
교총은 교원 처우 개선을 위해 정부, 국회를 대상으로 전방위 활동을 전개한다. 3일 오후 4시에는 세종 인사혁신처 앞에서 한국교총, 세종교총, 교총 2030청년위원회, 보건교사회, 전국영양교사회, 한국사서교사협의회가 참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교총은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삭감 수준인 교원 보수가 10% 이상 인상되도록 24년째 동결된 교직수당 등 교원 제수당을 인상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교사들이 떠나가는 학교 현장에 더 이상 사명감만을 요구하지 말라”며 “무조건 월급을 올려달라는 주장이 아니라 합당한 보수 인상과 수당 현실화를 통해 교단의 사기를 올리고 교육 발전의 토대를 마련해달라는 호소”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무엇보다 24년째 동결된 교직수당을 월 40만원으로 인상할 것을 주문했다. 교총은 “현행 교육공무원법, 교원지위법에는 교원의 보수를 우대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고, 국가 및 지자체에 그 책무를 부여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모든 교원의 처우와 직접 연관된 교직수당은 무려 24년째 동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무와 책임은 늘고 있는데 반해 처우는 점점 악화되면서 신규교사는 물론 예비교사들마저 교직 선택을 주저하고 있다”며 “저연차 교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교육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교직수당 인상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교원 수당 인상에서 제외됐던 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교사 수당 인상도 요구했다. 교총은 “사회 변화와 요구에 따라 점점 가중되는 업무를 감내하고 있음에도 처우는 늘 후순위로 밀려 사기 저하가 심각하다”며 “직무와 책임에 걸맞은 수당 인상과 보상기제 마련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4급 일반직공무원의 관리업무수당은 봉급액의 9%인데 반해 교장‧원장은 7.8%로 차별받고 있다”며 “교장‧원장의 관리업무수당을 9%로 인상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중간관리자인 교감‧원감의 역할과 책임이 갈수록 과중해지고 있다”며 “올해 초 교육부가 교감‧원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일반직공무원의 중요직무급에 해당하는 수당 신설 추진을 밝힌 만큼 직책수행경비 20만원 신설을 조속히 이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이어 기자회견 참석 대표들은 인사혁신처에 직접 제수당 인상 요구서를 전달했다.
교총은 2일부터 교원 처우 개선 촉구 등 7대 과제를 내걸고 전국 교원 청원 서명운동에도 돌입했다. 기본급 10% 인상, 교직수당 및 제수당 인상, 자율연수휴직제‧자율연수비‧보결수당 등 교원 차별 요소 개선 등을 요구했다. 30일까지 서명을 진행해 그 결과를 국회에 전달하고 총력 관철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