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로 지하매설물 전수조사, 사천 빗물펌프장 공사장 특별점검해 주민불안 해소
지반침하 주요원인 30년 이상 노후상하수관로 정비, 굴착공사장 GPR탐사 강화
GPR 성능 검증으로 정확도 높이고, 지반침하 안전지도 등으로 사각지대 해소
매일일보 = 백중현 기자 |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와 관련,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고 기존 점검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지반침하 사전 예방을 위한 개선안'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우선 시는 토질 지반 전문가 현장조사와 3차례의 합동점검회의 결과, 도로침하의 원인은 지형적 특성, 기상 영향, 지하매설물, 주변 공사장의 영향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지하에 공동이 발생했고, 결국 도로 하부의 토사가 일시에 유실돼 포장면이 파괴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사천 빗물펌프장' 공사로 인한 직접적인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는 보다 명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공사 구역 내 진동계와 지하수위계를 설치하고, 지반 시추를 통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정부에서도 성산로 지반침하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시는 '지하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GPR 탐사 등 지반침하 예방 활동을 지속 추진해왔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5,787㎞를 조사해 559개의 공동(空洞, 땅속 빈 공간)을 사전에 발견하고 복구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시는 그간 지반침하 건수와 공동발견율이 감소하는 등 일부 성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처럼 지하 시설물의 노후화와 다수의 굴착공사, GPR 탐사 장비의 한계 등 여러 요인으로 갑자기 발생하는 지반침하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에 시는 비슷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지반침하 사전 예방을 위한 개선안'을 마련해 다음과 같이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시는 성산로를 이용하는 시민과 인근 지역 주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연희동 사고 지역 일대를 '특별 점검' 대상지역으로 지정하고, 성산로(연희IC~사천교) 지하 매설물에 대한 전수 조사를 9월 안에 완료하여 해당 지역의 안전성을 재차 확인할 예정이다.
대상은 하수관로 및 하수암거(연장 3㎞), 상수도관(연장 2㎞), 도시가스‧통신관 등이며 관계기관 합동으로 조사가 이루어진다.
인근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천 빗물펌프장' 공사장에 대한 특별점검도 추진한다. 공사장 인근 성산로 일대를 대상으로 GPR 탐사를 월1회 실시하고, 현장 공사 관계자가 주2회 공사장 일대를 육안 점검토록 한다. 또한, 공사장 주변에 진동계, 지하수위계를 추가로 설치하고 지반 시추조사를 통해 지반안전 관리를 강화한다.
다음으로, 지반침하의 주요 원인이 되는 '노후 상하수관로'에 대한 개선 작업도 강화한다.
노후 상수도관 정비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전체 상수관로 1만3,350㎞ 중 2040년까지 30년 이상 된 상수관로 총 3,074㎞를 정비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는 상수도관 62.5㎞를 정비하고, 내년에는 64.6㎞를 정비할 계획이다.
9월부터는 30년이 넘은 모든 하수관로에 대해 폐쇄회로(CC)TV가 장착된 내시경 카메라를 활용해 정밀 조사하고, 30년이 도래하는 하수관로에 대해서도 연차별로 계획을 수립해 정비한다. 올해에는 441㎞의 하수관로가 사용 30년에 도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반침하 사고의 우려가 높은 굴착 공사장(굴착깊이 10m이상 또는 터널공사) 주변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기존에는 굴착 공사장에 대해 최초 1회 GPR 탐사 후 필요 시 추가로 탐사를 실시했으나, 앞으로는 준공된 지 1년 이내의 공사장까지 대상을 확대해 월1회 GPR 탐사를 시행한다. 올해 기준 서울 시내 200여 개의 공사장이 대상이다.
마지막으로, 지반침하 위험을 사전에 발굴하고 조치하기 위해 GPR 장비의 성능 검증 기준을 강화하고, GPR 탐사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지반침하 예방 기술도 도입한다.
현재 지하 2m까지 80∼90% 이상의 정확도로 지하 공동을 찾아낼 수 있는 GPR 장비의 정확도를 높이고, 지하 깊은 곳에서 발생해 GPR 장비로는 찾기 어려운(지하 2m 이상) 지반침하 이상 징후를 찾아내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인력과 장비도 보강한다. 현재 서울시는 7명의 GPR 탐지 전문인력이 있으나 9월 중 전문인력 1명을 충원하고 GPR 탐사 차량도 2대를 추가로 확보해 지반침하 위험 지역에 대한 선제적 점검과 조치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서울시는 기존에 추진해오던 지반침하 예방 대책을 재검토하고 보완해 마련한 이번 개선안을 빈틈없이 추진해 시민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도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도로 이용 중 발견한 불편 사항이나 이상 징후는 경찰, 120다산콜 등에 적극 신고해주시길 부탁드리며, 시는 신속히 확인하고 즉각 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