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5일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한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지역화폐법)' 개정안을 의결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겼다.
행안위는 22명 정원에 국민의힘 의원이 8명밖에 없어, 야당이 법안을 밀어붙일 경우 저지가 불가능하다. 국민의힘은 지역화폐법에 대해 "현금 살포를 의무화하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행안위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출석 위원 20명 중 12명 찬성, 8명 반대로 지역화폐법을 의결했다. 이날 행안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민주당 의원 10명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병합 심의한 것이다. 야당은 개정안을 법사위로 넘겨 이르면 오는 26일 본회의에 상정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국가 책무로 명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하도록 하고, 매년 실태조사를 하게 해 국가차원에서 적정 수준의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는 조문이 담겼다.
지역사랑상품권은 2017년 소상공인 지원을 목적으로 최초 발행됐는데, 이후 전국 지자체들은 재량에 따라 지역화폐 등 이름으로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현행법은 지자체가 상품권 발행 등에 필요한 재정지원을 하도록 하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 관련 예산이 삭감되자 야당은 이 같은 개정안 입법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행안위원들은 지역화폐법이 강행 처리되자 강하게 반발했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현금 살포를 의무화하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며 "과도한 재정 부담에 따른 국가채무의 급증으로 민생은 파탄이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의 지역화폐법 추진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의중에서 비롯된 것임을 지적하며 "'이재명 하명법'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일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도 "(이 대표 공약인)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을 상설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엄밀히 말해 '내 세금 살포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상품권을 많이 발행할 수 있는 부자 지자체는 지원해 주고, 가난한 지자체는 지원하지 않는 지역 차별 상품권법"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법안을 발의한 박정현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대표적인 민생법안을 정쟁 법안으로 활용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실제로 지방 재정이 어려우니 국가가 투자해서 어려운 지방 정부 재정을 보완하고,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