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검찰 文 수사는 정치 탄압" 文 "당에 고맙게 생각"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은 8일 자신을 예방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한 결집과 당을 분열시키는 가짜 뉴스에 대한 대응을 주문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당에 요청하는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라며 "하나는 이 대표 중심으로 당이 강하게, 일사분란하게 결집되는 모습을 보니 참 좋다는 평가였고, 두 번째로는 우리 내부를 분열시키는 가짜 뉴스에 대해 잘 대응해 나갔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앞서 정치권에선 이날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나면 '통합'이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지난 8월 27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생중계로 송출하던 중 관리자 계정으로 문 전 대통령을 폄하하는 댓글이 달려 논란이 됐고, 예방에 앞서서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 일부가 문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항의 집회를 예고하면서 '당내 분열'을 우려케 했다.
관련해 조 수석대변인은 "지금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갈등하거나 분열하는 사이가 아니다"라며 "(두 사람이) 갈등하거나 분열하는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통합이나 이런 메시지가 나올 필요가 없는 것"이라며 일각이 제기하는 양측의 갈등설을 일축했다.
이 대표는 또 문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며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의 가족에 대한 현 정부의 태도는 정치적으로도 또 법리적으로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정치 탄압이고, 한 줌의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수단 아니냐고 했다"며 "이에 문 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나나 가족이 감당할 일이나, 당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당당하게, 강하게 임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두 분은 지난 정부 진행한 검찰 개혁 미완 대해 공감했고, 현재 이 검찰권이, 검찰 수사가 흉기가 되고 정치 보복 수단으로 되는 이 현실 대해 같이 개탄하고 공감했다"며 "검찰권이 야당이든, 다른 정치 세력을 탄압하는 흉기가 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두 사람이) 공감을 하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건 지난 2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8월 말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며 일정이 연기된 바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문 전 대통령은 40여분 동안 당 지도부와 이야기를 나눴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문 전 대통령 예방에 앞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 대표는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 '함께 사는 세상' 꼭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이후에는 노 전 대통령 배우자인 권양숙 여사를 만나 오찬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