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조국당 등 야권 추석 전 특검법 처리할 듯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관련 의혹에 모두 불기소를 권고하면서 사실상 무혐의로 사건이 종결될 전망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이르면 12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강행 처리할 방침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과 수심위가 태산 같은 범죄 의혹을 못 본 척하는 것은 범죄를 용인하고 조장하는 공범이 되는 것"이라며 "김건희 특검법으로 김 여사의 각종 범죄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낼 것"이란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수심위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사건에 대해 불기소 처분 권고를 의결한 것은 '답정너'"라며 "이원석 검찰총장이 검찰수사가 충실했고 문제가 없다고 말할 때부터 이미 결과는 예측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심위는 지난 6일 비공개회의를 통해 청탁금지법 위반,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뇌물수수, 직권남용, 증거인멸 등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관련 6개 혐의 모두에 불기소 처분을 권고했다.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은 디올백 포함 5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이 윤 대통령 직무와 관련성이 없고 청탁과도 무관하다는 검찰과 김 여사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수심위 참여 인사는 물론 심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수심위가 최재영 목사의 출석 요청을 수용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디올백 등 금품을 전달하고 청탁을 했다고 주장하는 측을 배제한 것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수심위 직후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거나 범죄혐의가 인정되는 게 아니라는 점에 많이 고민했다"면서도 "(수심위 참여)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에 대해선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앙지검은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관련 의혹에 대해 최종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이원석 총장이 여론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수심위에 사건을 맡겼지만 수심위가 검찰의 당초 결론을 그대로 인정한 셈이다. 이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이번주 중 사건은 최종 무혐의 처리될 전망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김건희 특검법 처리로 대통령실을 압박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5일 양당이 공동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을 법안심사소위 심사를 마쳤다. 이후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이르면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목표다.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야당이 새로 발의한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디올백 수수 관련 의혹에 더해 채 상병 수사외압 및 세관 마약사건 구명 로비 의혹,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
한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해 여당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방송에서 "수심위의 불기소 처분 권고가 김 여사가 명품백을 받은 것까지 면죄부를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사께서 국민들게 직접 입장을 표명하고 이 사건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