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너무 뜨거웠던 여름...내년·내후년 더해질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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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너무 뜨거웠던 여름...내년·내후년 더해질 가능성↑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4.09.09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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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온열질환자, 지난 2022년 비해 116.8% 늘어
이상기온으로 농작물·물가 인플레이션 위험성 커져
서울 여의대로 아스팔트 위로 무더위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무더운 날씨에 서울 여의대로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으로 올여름 작년 기록을 훌쩍 넘는 온열질환자가 나오는 등 관련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향후 여름은 올해보다 더 더울 수 있다는 전망에 인명피해는 물론 경제적인 타격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9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7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390명, 사망자는 3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 30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보다 20.3% 증가한 것이고, 지난 2022년과 비교하면 무려 116.8% 늘어난 수치다. 가장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2018년(4526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특히 9월에 들어서도 여전히 더위의 기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해 온열질환 사망자인 32명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기상청은 올해 강해진 티베트 고기압에 더해 이전 보다 높아진 바다 수온으로 추석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반도 상공에는 티베트 고원에서 생성된 고기압이 북쪽에서 찬 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 동시에 지상 고기압 역시 발달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구름 없이 맑은 날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기온이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한반도 주변 바다는 평년보다 더 뜨거운 상태로 기온이 내려가는 것을 막고 있다.

이로 인해 기상청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7일까지 주요 지역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 여름 더 덥고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통상 일평균기온이 20℃까지 올라간 뒤 하락하지 않는 날을 여름의 시작으로 판단한다. 지난 1973년 여름이 시작된 시점은 6월 11일이었지만, 지난해 여름 시작은 5월 29일로 50년 동안 13일이나 빨라졌다. 반면 여름의 끝은 점차 뒤로 밀리고 있다. 2021년에는 10월 8일까지 일평균기온이 20℃ 이상으로 유지되면서 여름의 10월에 끝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과거 30년(1912~1940년)과 최근 30년(1991~2020년)을 비교할 경우, 여름은 20일 더 길어진 118일이고, 가을과 겨울은 각각 5일과 22일 줄어든 69일과 87일을 기록했다.

길어진 여름과 계속되는 폭염의 영향은 국가 경제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내놓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날 경우 농축수산물가격 상승률은 대략 0.3%포인트(p),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06%p까지 높아지고 소비자물가에 대한 상방 압력이 1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중장기적으로는 연평균 기온이 1℃ 상승할 경우 1년 후 전체 소비자물가 수준은 농산물 등 비근원 물가를 중심으로 0.7%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온상승 시나리오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한 장기영향을 추산한 결과, 2040년까지 농산물가격은 대략 0.6~1.1%, 전체 소비자물가는 0.3~0.6% 각각 상승할 전망이다.

조병수 한국은행 물가 연구팀 차장은 “최근 국내 물가상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상기온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농산물가격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특히 가계 체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높다”며 “장기적으로 기온이 상승하면 인플레이션 수준이 기조적으로 높아지면서 물가 불안심리가 고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적 차원의 계획성 있는 대응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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